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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칙에 따르면 발전이란 기존의 질을 연속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한 번 부정된 질이 다시 부정을 겪으면서 원래 질의 본질적 측면을 더 높은 수준에서 반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발전은 기존의 질에 대한 변증법적 부정으로서 수행되고, 따라서 이 과정을 거쳐 나타난 새로운 질은 낡은 질의 긍정적 측면을 자체 안에 보존하지만 발전은 이 단계에서 멈추지 않으므로 새로운 질도 다시 부정된다. 이 2번째 부정, 즉 부정의 부정의 결과 새로운 질이 발생한다.

이 새로운 질은 논리적으로 보면 원래의 질과 같지만, 앞의 두 발전단계의 긍정적·진보적 측면을 보존함으로써 내용면에서 더 풍부해졌기 때문에 최초 단계와는 형식면에서 유사하다. 부정의 부정 단계에서 발전은 이전 단계들의 특성을 더 높은 단계에서 반복하므로 발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직선형이 아니라 나선형이 된다.

부정의 부정을 변증법의 보편적인 기본법칙으로 처음 파악한 철학자는 G. W. F. 헤겔이다. 그는 부정의 부정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객관적인 발전법칙으로 보지 않고 절대이념의 발전법칙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헤겔은 부정의 부정을 변증법의 기본법칙으로 보고 이 법칙을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는 동기로 파악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헤겔은 세계과정을 긍정, 부정, 부정의 부정으로 이루어진 서로 맞물린 3각체계로 서술하려 했다. 변증법적 유물론 철학에서 부정의 부정 법칙은 발전의 한 측면만을 기술한다.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 법칙이 발전의 추진력과 원천을 밝히고, 양적 변화가 질적으로 변화하는 전화법칙이 모순 해소의 성격과 발전의 내적 메커니즘을 나타내는 데 비해, 부정의 부정 법칙은 개별 발전단계들의 내적 연관을 보여주고 발전의 일반적인 경향과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르면 부정의 부정 법칙은 매우 일반적이고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자연·사회·사고의 발전법칙이다. 엥겔스는 보리알·곤충·인간사회·과학이론 등의 변화·발전을 이 법칙의 예로 들었다.

물질 대상의 발전을 부정의 부정 법칙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할 때, 중요한 것은 부정의 중심적 매개변수를 분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정의 부정 단계에 이르러 상대적으로 완결되는 각각의 발전주기는 항상 특정한 매개변수를 가지고 있다. 한 주기가 완결된 뒤 다시 이어지는 주기는 또다른 매개변수에 의해 이루어진다.

물론 주기가 다르면 매개변수도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질 수 있고, 한 주기 안에서도 여러 가지 매개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물질 대상의 발전을 분석할 때에는 각 주기의 중심적 매개변수가 무엇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그래야 그 대상의 발전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르면, 부정의 중심적 매개변수는 그 대상의 발전의 근저에 놓여 있는 기본모순에서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