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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르네상스 양식인 마니에리스모의 기수였다.

베카푸미는 디 파체라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후원자인 로렌초 베카푸미의 성을 따랐다. 1510년경에 로마로 가서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연구했다. 1512년에 시에나로 돌아와 화가 소도마와 함께 보르게세 궁전의 정면 장식을 맡았다. 1517년에 산베르나르디노 교회에서 화가들을 총지휘했고 1518~46년에 시에나 대성당의 바닥을 장식할 '코메소'(주제를 검은 윤곽선으로 상감한 하얀 대리석)의 훌륭한 밑그림을 많이 그렸다. 영국의 찰스 1세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면들에 깊은 감명을 받아, 밑그림의 원본을 사들이려고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1541년에 도리아 왕자가 베카푸미를 제노바로 불러들여 그곳에서 〈메데이아와 이아손의 생애 중 일화 Episode in the Life of Medea and Jason〉라는 프레스코를 그리게 했지만 이 작품은 오늘날 소실되었다. 시에나로 돌아온 그는 시에나 대성당에 놓을 청동 천사상을 제작했다(1548경). 그가 빈디 세르가르디 저택의 천장과 시에나의 피나코테카에서 이룩한 일루미니즘, 일명 '색채 서정주의'는 그의 명성을 더욱 높여주었다. 시에나 피나코테카에 그린 〈동정녀의 탄생 Birth of the Virgin〉·〈반란을 일으킨 천사들의 추방 The Expulsion of the Rebel Angels〉 등은 마니에리스모 화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전형적으로 길게 늘여지거나 지나치게 축소된 형태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그밖에도 다양한 경향을 갖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수준이 고르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