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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을 통치한 3번째 교황인 그는 그곳에서 교회와 수도회 개혁에 전념했다. 프랑스 왕 필리프 6세의 영향을 받은 그는 정치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실패했다. 베네딕토 12세의 가장 큰 실패 가운데 하나는 재위기간중 시작된 영국과 프랑스의 분쟁, 소위 100년전쟁(1337~1453)을 막지 못한 것이다.

불본의 시토회에 들어가 파리에서 신학박사로 졸업한 그는 처음에는 프랑스 퐁프루아드 수도원장이 되었다가(1311), 파미에르 교구의 주교를 거쳐(1317) 미르푸아의 주교가 되었고(1326), 1327년 12월 추기경이 되었다. 신학자로서의 명성과 이단자들에 반대한 열성을 인정받아 아비뇽 추기경들에 의해 요한 22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선출되었다(1334. 12. 20).

그는 요한 22세 재위 말년에 가톨릭 교회를 시끄럽게 한 지복직관(至福直觀 Beatific Vision) 논쟁, 즉 구원받은 자들은 하느님을 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요한 22세는 여러 차례 설교를 통해 최후심판 뒤에야 지복직관이 허락될 것이라고 했다. 베네딕토는 의로운 자의 영혼은 죽는 즉시 하느님을 보게 될 것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공식화한 대칙서 〈베네딕토 데우스 Benedictus Deus〉(1336)를 발표하여 이 논쟁을 마무리지었다.

베네딕토는 엄격한 수도회 회칙을 부과해 수도회를 개혁하려고 했다. 이러한 엄격한 조치는 많은 사람들의 적대감을 샀고, 따라서 그의 후임자들은 그의 개혁정책을 따르지 않았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베네딕토 가 로마에 교황 직위를 반환하리라고 기대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대신 로마 가톨릭 교회가 낡은 교회들을 수리하고 전쟁에 지친 사람들을 도와주도록 기금을 보냈다. 그는 아비뇽에 사치스러운 교황궁을 짓고, 시에나의 미술가들을 초청해 지역 교회들을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