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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헝가리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을 구출하려고 노력했고 소련군에 의해 체포된 후 실종됨으로써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은행가·사업가·외교관 들을 배출해낸 명문 가문 출신으로 원래는 건축학을 공부했다.

1936년 중부 유럽에 있는 무역회사의 섭외부장이 되었는데 경영주가 유대인이었다고 한다. 1944년 3월 나치가 헝가리에 친위대를 파견해 소위 '위험인물'들과 유대인들을 체포하려 하자 미국과 스웨덴의 유대인들 및 국제난민기구의 도움을 받아 스웨덴 외무당국을 설득, 1944년 7월 9일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그의 도움으로 추측컨대 4,000~3만5,000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이 스웨덴과 기타 중립국들의 국기를 게양한 안가에서 보호를 받았다. 이무렵은 이미 40만에 가까운 유대계 헝가리인들이 나치 독일의 집단수용소로 강제이송된 뒤였으며 그 가운데 9만 명 정도는 부다페스트의 유대인들이었다.

발렌베리는 강제이송 열차나 '죽음의 행군'을 추적해 유대인 포로들에게 음식과 옷을 나누어주고 다른 나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신분증과 돈을 배포했다. 그는 아돌프 아이히만에게 가시 같은 존재였고 수차례 협박을 받기도 했다(→ 아이히만). 소련군이 부다페스트에 진주한 직후인 1945년 1월 17일 점령당국에 출두한 발렌베리는 즉시 간첩혐의로 체포되었다. 그가 지니고 있던 돈과 라디오, 그리고 외교관 직위가 미심쩍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스웨덴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후일 소련 당국은 제2차 세계대전말의 혼란기에 발렌베리를 체포한 것이 자신들의 실수였음을 시인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알려온 유일한 소식은 1947년 모스크바의 한 감옥에서 발렌베리가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951, 1959, 1975년에 복역중인 그를 보았다는 많은 제보가 석방된 포로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981년 9월 22일 미국의회는 실종된 발렌베리에게 명예시민권을 수여했다. 명예시민권을 수여받은 사람은 이전에 윈스턴 처칠 경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