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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민족지 연구는 거의 전적으로 현지조사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연구주체인 인류학자가 연구대상이 되는 민족의 문화와 일상생활에 완전히 몰입할 것을 요구한다.

민족지와 민족학(ethnology), 이 두 용어에 대해서 지금까지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민족학은 유럽에서 더 많이 쓰는 말인데, 일반적으로 여러 문화에 대한 분석 및 비교연구를 다 포함하며 미국에서는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 분야로 알려진 학문 분야이다(영국에서는 사회인류학). 그러나 이 두 용어 사이의 차이점은 사실적인 차원에서보다는 이론상으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민족지는 그 상호주관적 성격 때문에 비교방법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현장의 인류학자가 문화적 편견을 가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가정한다면 그의 관찰이나 기술은 어느 정도 다른 것과 비교되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문화에 대한 일반론을 정식화하고 비교내용을 기술한 것이 민족지의 구성요소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생활방식에 대한 기술은 이미 고대부터 시작된 활동이었다. BC 5세기 그리스의 여행가이자 역사가였던 헤로도토스는 자신이 우연히 만났거나 이야기를 들은 50여 민족의 법률·사회관습·종교·외모에 대해 언급했다.

탐험시대부터 20세기초까지는 유럽의 상인들과 선교사들이 비(非)유럽계 민족들에 관해 상세한 보고를 했으며 나중에는 식민지 행정관들도 이들에 관해 보고하게 되었다. 유럽인들은 그들이 본 것을 이따금 오해하는 수도 있었으며 대상을 덜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에 이 보고내용의 신빙성에 대해서 의견이 구구하다.

보통 현대 인류학자들은 민족지가 전문 분야로 확립된 계기를 폴란드 태생 영국의 인류학자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가 1915년경 멜라네시아 트로브리안드 제도에서 실시한 선구적 조사활동으로 본다.

이때부터 민족지적 현지조사작업은 문화인류학이라는 전문 분야로 들어가는 일종의 통과의례가 되었다. 수많은 민족지 학자들이 몇 년 동안이나 현지에 머무르면서 그 지방 말을 배우고 될 수 있는 한 일상생활도 같이 한다. 그러나 동시에 관찰자의 객관적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참여관찰법은 다른 문화를 철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요하고 유익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렵다. 참여관찰을 실시하는 민족지학자는 무의식중에 편견을 가지고 상황에 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연구대상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자신들이 접한 문화에 이질감을 갖기도 하고 심지어 적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이들의 객관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인 '연구대상이 되는 사람들'과 아주 같아져버리는 학자들도 많다. 참여관찰법 외에 현대 민족지 학자들은 보통 정보제공자들을 택하여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들은 제의(祭儀)·친족관계·문화생활의 다른 중요한 측면들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준다.

이 과정에서도 민족지학자들은 편견을 가질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기꺼이 정보제공자로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종종 그 집단에 완전 동화하지 못한 주변인들이거나 감추어진 동기(예를 들면 집단에서 느끼는 소외감이나 외부인에게 특별한 사람으로 뽑히고 싶은 욕망)에서 문화·사회 현상에 대한 객관적 설명과는 다른 정보를 제공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지조사에서 위험한 것은 그 집단 속에 민족지 학자가 끼어 있음으로써 문화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민족지 연구는 보통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다루며 역사적 사건보다는 현재 상황들(이른바 민속지적 현재)을 기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에 들어 문화체계에 내재하는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전통적으로는 한 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것을 강조해왔다.

민족지 학자가 사용하는 수단들은 말리노프스키 이래로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현지조사에서는 아직도 상세한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민족지 학자들은 더 많은 것을 기록하기 위해 영화와 녹음기 같은 발전된 기술을 최대한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