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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의 미국과, 그뒤 유럽에서 문화적 진화에 관한 포괄적인 일반 이론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특히 진화 '단계'에 관한 이론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모든 문화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독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미국에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사람은 독일 태생의 인류학자인 프란츠 보아스(1858~1942)였다. 보아스는 루스 베니딕트, 마거릿 미드를 비롯하여 같은 세대의 인류학도들과 함께 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해설을 완전히 외면하고 원시 종족들에 대한 현지조사에만 몰두했으며, 문화적인 생활과정에 대한 증거로서 여러 가지 다양한 사실들과 고고학적인 자료를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 문화사). 이러한 '문화적인' 접근방법이 20세기 전반기에 미국의 인류학을 지배했으며 다른 지역의 인류학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일반이론과 함께 사회발전의 '체계를 세우는' 일은 과거보다 훨씬 드물게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소수의 학자들 사이에 진화론이 얼마간 되살아났는데 거의 대부분 미국의 인류학자들이었다. 이들을 조금 애매하게 신(新)진화론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은 다윈이나 스펜서의 진화론이 되살아난 것은 아니었고 되살아날 수도 없었다. 지금까지 철학·역사·과학에 활력을 불어넣어온 것은 새로운 지식이었으며 사물·삶·사회를 보는 새로운 태도와 방법이었다.
레슬리 A. 화이트, 줄리언 H. 스튜어드, 마셜 D. 샐린스, 엘먼 R. 서비스와 같은 인류학자들의 신진화론에는 1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단일한 진화과정 또는 진화양식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자유방임주의나 적자생존, 또는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학설로 진보나 진화를 규정하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합리적이고 목적의식적인 변화만이 진화의 유일한 동기라고 강변하지도 않는다.
진화과정은 복합적이라는 것이 현대 진화론자들의 주장이다. 여러 시대와 사회에서 계획적인 것과 우연한 사건들이 다양한 비율로 진화의 구성요소가 되어왔다. 진화는 창조적인 발전, 역사의 우연, 문화의 유입 또는 전파의 결과이다. 다시 말해 온갖 원인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변화가 다양하게 결합한 결과이다.
신진화론자들은 보편적인 단계론을 철저하게 부정한다. 진화는 다선적이며 다양한 양식과 기간을 요구하는 수많은 발전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아직까지 '특수한' 진화와 '보편적인' 진화를 구별하는 경우가 많다.
특수한 민족의 특수한 진화과정이 있을 수 있으나, 개별 민족들이 진보를 이룩하는 가운데 인류는 보편적으로 진화 또는 진보해간다. 개별 민족의 진보를 통해 인류 전체가 환경에 더욱 적응해서 환경을 더 많이 지배할 수 있게 되고 사회조직도 더욱 복잡해진다. 오직 이러한 뜻에서만 세계 문명 전체를 단일한 과정의 산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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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20세기 다선론적 문화이론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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