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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문법적으로 구분되는 현상을 하나로 묶은 묶음.
문법단위들이 어떤 문법적 직능을 나타낸다고 할 때, 그 직능들을 몇 가지 묶음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가령 명사·동사·부사 등은 품사라는 범주로 묶을 수 있고, '-었-'이 나타내는 과거라는 문법적 직능은 현재나 미래 등과 묶어 시제라는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어떤 언어에 단수와 복수가 언어적으로 구별되어 나타난다면 그 언어에는 수(數)라는 문법범주가 있는 것이다. 영어는 book과 books, child와 children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수·복수가 언어적으로 구별되어 나타나므로 수라는 문법범주를 가진다.
이와는 달리 국어는 '사과를 맛있게 먹었다'라고 할 때 그 '사과'가 하나일 수도 있고 여러 개일 수도 있는데 이는 국어에 수라는 문법범주가 없음을 말해준다. 문법범주는 어느 언어에서나 대체로 굴절에 의해 실현된다. 대표적인 문법범주로는 격(格 case)·인칭(人稱 person)·성(性 gender)·시제(時制 tense)·상(相 aspect)·서법(敍法 mood)·태(態 voice)·비교(比較 comparison) 등이 있는데 대개 어떤 언어에 이들 문법범주가 있다는 것은 문법범주를 실현시켜 주는 굴절접사가 따로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언어에 문법범주가 동일하게 설정되지만 실제적으로는 언어에 따라 설정될 수 있는 문법범주에 차이를 보이며, 어떤 문법범주의 설정가능성을 두고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국어의 경우 격범주의 설정에 대한 논란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전통문법에서 명사에 결합되어 실현되는 문법범주로서 성·수·격이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왔는데, 이중 국어의 일부 조사, 소위 격조사가 표현하는 문법범주는 바로 격범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격은 굴절에 의해 실현될 때에만 쓰였다. 즉 명사에 굴절접사, 즉 굴절어미가 결합해 격을 구별해줄 때에만 격이라 부르고, 그렇지 않고 영어의 in이나 to와 같은 전치사에 의해 이들이 구별될 때는 격이라 부르지 않았다.
이와 같이 좁은 의미에서라면 국어의 조사가 굴절어미인지 아니면 후치사라고 바꾸어 부를 수 있는 단어인지에 따라 국어에 격범주가 설정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 격은 넓은 의미로 쓰이는 일이 보다 일반적이다. 굴절어미에 의해서든 전치사 또는 후치사에 의해서든, 또는 어순에 의해서든 격을 구별하는 수단이 언어적으로 구별되어 표현되면 격범주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어의 조사가 단어, 즉 후치사인지 어미인지는 적어도 국어의 격 범주의 분석에는 별다른 결정적인 의미를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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