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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삼국유사〉·〈고려사〉등의 기록이나 발굴조사된 유적 등으로 미루어 한국에도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초기형태의 박물관이라 할 만한것들이 고대사회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유사〉에 보면 통일신라시대에 안압지에 가산(假山)을 만들어 진귀한 동식물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는데, 발굴조사 결과 이러한 유적이 확인되었다. 또한 〈고려사〉에는 고려시대의 궁원(宮苑)에 진기한 새·짐승을 길렀다든가, 진기한 노리개와 서화를 모아서 좌우에 진열했다는 기록이 있다.
근대적인 의미의 박물관은 조선 말기부터 시작되었다. 1908년 순종이 창경궁 안에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후에 일본이 李王家博物館으로 개칭)과 식물원·동물원을 발족시켰고, 박물관에는 삼국시대 이래의 미술품이 수집·전시되었다. 1909년 박물관·식물원·동물원을 일반에 공개한 것이 근대적 박물관의 시작이다. 1915년 경복궁내에 총독부박물관이 준공·개관되었고, 그뒤경주분관(1926)·부여분관(1939)·공주 분관(1940)이 설립되었다. 1931년에 개성부립박물관이, 1933년에는 평양부립박물관이 개관되었다.
한편 1909년 덕수궁 내에 석조전이 준공된 뒤 처음에는 고종에게 바친 외국사신들의 선물이 보관되었으나, 1919년 일본 미술품이 전시되자 물의가 생겼다. 그뒤 1938년에는 덕수궁 안에 새로 이왕가미술관이 준공되어 이왕가박물관의 우수 미술품들을 가져다 전시했다. 또한 1927년에 서울 왜성대(倭城臺:지금의 예장동)의 옛 총독부 청사를 이용하여 과학관이 개관되었다.
해방된 1945년에는 총독부박물관이 국립박물관으로 개편되면서 경주·부여·공주분관들은 국립박물관의 분관으로 되었고, 과학관은 국립과학박물관으로 개칭되었다.
1946년 개성부립박물관이 국립박물관의 개성분관으로 개편되었고, 이왕가미술관은 덕수궁미술관으로 개칭되었다. 1969년에 국립박물관이 덕수궁미술관을 통합·개편했다. 1970년대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기존 박물관들의 신축·이전, 새로운 여러 가지 박물관의 개관 등 자연사박물관을 제외한 박물관의 발전은 상당했다. 1972년에 국립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직제 개편되었고, 1975년에는 경주·부여·공주분관들이 각각 국립박물관(예를 들면국립경주박물관)으로 승격되었다.
1966년 경복궁 수정전(修政殿)에서 개관된 민속관을 전신으로 1975년에 개관된 국립민속박물관은 1979년 문화재관리국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속으로 개편되었다. 1978년에 개관된 국립광주박물관을 필두로 진주(1984)·청주(1987)·전주(1990)에도 새로운 국립박물관이 개관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산하에 7개 지방박물관과 1개 민속박물관을 두게 되었고, 1986년 경복궁에서 옛 중앙청 건물로 이전했으나 이 건물이 철거됨에 따라 임시청사를 마련해 1996년 12월 이전 개관했다. 새 국립박물관은 2003년 용산 가족공원에 세워질 예정이며 그 이후 이 임시청사는 조선왕궁역사박물관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중앙 및 지방 국립박물관은 역사·미술·민속 분야에서의 수집·전시 활동은 물론 유물관리, 문화교육활동, 유적발굴·학술조사, 출판물 간행, 국제문화교류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1990년 12월 31일까지의 유물현황을 살펴보면 중앙박물관에 11만 8,357점, 7개 지방박물관과 1개민속박물관에 7만 8,773점이 소장되어 있다. 문화재관리국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유형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보존하는 일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박물관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1990년 12월 31일 여러 국립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국보·보물·중요민속자료는 모두 254점이었다. 1949년에 국립과학박물관은 국립과학관으로 직제가 개편되었으나, 6·25전쟁중이었던 1950년 9월 27일 건물과 시설이 전소되었다. 그뒤 경복궁 내의 건물에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1962년 서울 와룡동의 신축건물로 이전하여 시설을 확충했으나 그 규모와 내용이 빈약하고 연구기능이 미진했으며, 산업·기술 부문의 전시에 치중했다.
이 과학관은 1969년에 문교부로부터 과학기술처로 이관되었고, 1990년에는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직제가 개편되어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했다. 와룡동 건물에는 1990년 국립서울과학관이 발족했다.
국립박물관 이외에도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박물관에 대한 인식과 여가선용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공립(시·도·군립)이나 사설 또는 대학부설의 종합박물관 및 여러 가지 특수박물관·준박물관 시설이 급증해왔다. 공립으로는 부산광역시립박물관·제주도립민속자연사박물관·강원도립향토박물관·인천광역시립박물관·광주광역시립민속박물관·충주시립박물관·전주시립동물원·광주시립사직동물원 등 9개, 사설로는 호암미술관·호림박물관·통도사성보박물관·화폐박물관·농업박물관·마사박물관·독립기념관 등 7개가 1992년 2월 문화부에 박물관 등록이 되어 있다.
박물관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하는시설인 준박물관 시설을 국가가 지정할 수 있는데, 1992년 2월 현재, 공립으로는 장기갑등 대박물관(포항시)·춘천지구전적기념관(춘천시) 등 6개, 사설로는 워커힐 미술관, 금강원해양수족관, 한독의약박물관, 제주민속박물관, 한국자수박물관, 제주민속촌 등 모두 26개가 지정되어 있다. 미지정 준박물관 시설도 상당수 있다. 대학부설 박물관은 1991년 7월 31일 현재 모두 70개가 있다.
이외에도 산림청 임업연구원소속 광릉수목원 내에 있는 수목원(1987), 산림박물관(1987), 야생동물원(1991) 등 특수한 것도 있다. 대학교부설 자연사박물관이 이화여자대학교(1969)·경희대학교(1978)·한남대학교(1982)에 있다. 한국에서 박물관 발달은 역사·민속·미술 분야에 치중해 있다. 대다수의 선진국에 있는 국립중앙자연사 박물관은 없으며, 기타 자연사박물관의 발달 정도도 극히 미미하므로 국립중앙자연사박물관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물관 관계법령으로는 1984년에 박물관법이, 다음해에는 박물관법시행령이 제정·공포되었다.
1989년에 개정되었으나, 사회적 욕구의 변화에 비추어 미비점이 많았다. 등록요건·설립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정부는 1991년 11월 30일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을 제정·공포했다. 이 법은 1992년 6월 1일부터 시행되었고, 종전의 박물관법은 폐지되었다. 새 법에 의하면 박물관은 '인류·역사·고고·민속·예술·동물·식물·광물·과학·기술·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보존·전시하고, 이들을 조사·연구하여 문화·예술·학문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교육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박물관 중 특히 미술관은 미술에 관한 자료를 대상으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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