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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에서 뾰족한 지붕 끝까지 뻗어 있으며, 고대 그리스 신전에서 박공을 페디먼트라고 불렀다(→ 페디먼트). 양쪽 방향으로 경사진 기붕을 박공지붕이라 하며 마치 책을 엎어놓은 모양이다. 이러한 지붕의 양측면에 있는 삼각형 벽을 박공벽이라 하는데 박공이란 용어는 이둘의 약칭으로도 쓰인다.

박공을 건축적으로 다루게 된 것은 벽과 지붕이 만나는 곳의 방수 문제에 대하여 미학적으로 만족할 만한 해결방안을 찾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붕을 끝벽보다 나오게 하거나 끝벽을 지붕선보다 높여서 그 위에 방수용 갓돌을 씌우는 것이다. 전자는 목조와 경사지붕을 한 소규모 건물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반면, 후자는 크고 기념비적인 석조 건축물, 특히 고딕 양식의 건물에서 다양하게 쓰인 방법이다.

용마루 지붕을 가진 구조물의 양끝에 있는 박공벽은 보통 지붕의 경사를 따라 수직이다. 또한 박공마루(박공벽 쪽의 지붕마루)는 용마루에서부터 처마에 까지 이어진다. 박공끝을 지붕선보다 높이 돌출시켜 난간을 이루게 할 경우 그 형태는 코벨단(박공꼭대기에 달아 붙인 계단 모양의 갓돌부분)과 같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계단 모양으로 만든다. 이 경우 그 난간의 가장자리를 장식적인 형태로 깎아낸다.

북유럽이나 서유럽에서는 깎아지른 듯한 경사를 갖는 지붕이 대부분인데 박공은 층계 모양이나 곡선형태로 풍부하게 꾸미고 항아리나 조각상, 오벨리스크, 소용돌이 무늬 등으로 더욱더 장식효과를 높였다. 최초이자 가장 정교한 흉벽박공을 갖는 건축물로는 암스테르담에 있는 후기 중세시대의 화란식 공동주택이 있다. 박공은 중국이나 일본의 전통건축에서도 중요한 특징이 되어왔다. 이 나라들에서 박공은 충분히 돌출되어 있는 지붕 기와, 용마루와 처마선에 있는 기괴한 동물상, 그리고 때때로 박공 표면에 새긴 조각으로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