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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리우스는 볼로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영국으로 건너가 캔터베리 대주교인 시어볼드의 고문관으로 일했다. 당시 시어볼드 대주교는 윈체스터 주교로부터 교황대사직을 빼앗으려고 투쟁하고 있었고 1146년에 이 싸움에서 승리했다. 1149년 무렵 바카리우스는 로마 법 강사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그는 법률교육을 받을 돈이 없는 수강자들을 위해 동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 치세기에 편찬된 학설휘찬과 칙법휘찬 등을 다룬 9권의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이 책은 〈가난한 자들의 책 Liber pauperum〉이라고 불렸으며,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가 강의했던 옥스퍼드대학교에서도 중요한 법률교재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옥스퍼드의 법학도들은 그 책 이름을 따서 빈자학파(貧者學派 pauperistae)라고 불리게 되었다(→ 유스티니아누스 법전). 스티븐 왕(1135~54 재위)은 바카리우스가 가르치는 것을 탄압하고 영국에서 로마 법과 교회법에 관한 책을 없애려고 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헨리 2세가 즉위한 후 바카리우스는 친구이자 요크 대주교인 퐁 레베크의 로저를 위해 법률고문, 교회법관, 교황법원 특사로서 일했다.

그는 로저와 마찬가지로 당시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토머스 베케트에게 적개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교황 이노센트 3세가 제4차 십자군원정에 대해서 그에게 편지를 보냈던 1198(또는 1199)년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