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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서의 경력

유년시절과 소년시절을 여러 지방도시에서 보냈으며 처음에는 어머니에게서 피아노를 배우다가 나중에는 여러 피아노 교사에게서 계속 배웠다.

9세에 작은 춤곡을 작곡했으며 2년 후에는 처음으로 공개 연주회를 가졌는데 프로그램에는 자신이 작곡한 작품도 있었다.

또다른 뛰어난 헝가리 작곡가인 에르뇌 도흐나니의 지도를 받아 바르토크는 빈이 아닌 부다페스트에 있는 헝가리 왕립음악 아카데미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계속했다. 피아니스트로서 급성장했지만 작곡가로서는 그렇지 못했다. 2년 동안 작품 창작과는 전혀 동떨어진 생활을 했으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음악을 듣고 자극받아 1902년 다시 작곡을 시작했다.

당시 페렌크 코슈트와 그의 독립당에 의해 고무된 낙천적 민족주의 정신이 헝가리를 휩쓸자 바르토크 세대의 젊은이들은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고 22세의 바르토크는 교향시 〈코슈트 Kossuth〉를 작곡했다. 페렌크의 아버지이며 1848~49년의 혁명을 이끌었던 위대한 애국자 로오슈 코슈트의 일생을 그린 이 작품은 헝가리의 정취를 풍기기는 하지만 기법에서 슈트라우스를 생각나게 한다.

오스트리아 국가(國歌)를 변형함으로써 초연에서 스캔들을 일으켰는데도 이 작품은 열광 속에서 계속 재공연되었다.

1903년 공부를 마친 그는 헝가리의 작곡가 졸탄 코다이와 함께 헝가리 민속음악을 발굴해서 작품에 응용했는데 사실 그 선율들은 민속음악이 아니라 도시에 사는 집시들의 아마추어 음악이었다.

정통 헝가리 농촌음악의 방대한 자료들은 이 두 작곡가들의 연구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들이 헝가리 오지의 구석구석으로 찾아다니며 했던 첫번째 채보작업은 헝가리 음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이 두 작곡가들은 여러 민속선율들을 피아노와 그밖의 매체를 위한 음악으로 편곡했을 뿐만 아니라 농촌음악의 선율적·리듬적·구조적 요소들을 자신들의 창작곡에 도입하기도 했으며 결과적으로 그들의 작품에는 민족 정신이 충만하게 되었다.

1907년 음악 아카데미의 교수가 되었으며 과학 아카데미의 일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던 1934년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쉬는 날이면 그는 민속선율을 채집하러 다녔고 채집된 선율들을 분석·분류해 기사와 논문으로 출판했다. 같은 시기에 바르토크는 작품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피아노를 위한 새로운 작품들과 주요 관현악 작품 등이 있으며 그의 가장 중요한 업적의 하나로 꼽히는 6곡의 현악 4중주 연작도 이때 시작되었다. 첫번째 현악 4중주(1908~09)에는 민속음악에 영향받은 흔적이 거의 없지만 다른 4중주들에는 어느 작품에서나 그러한 영향이 드러나 그의 현악 4중주곡들은 그의 양식적 발전과 함께 그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2번째 현악 4중주(1915~17)에서 아라비아적 요소는 그의 북아프리카 수집 여행을 반영하고 있으며, 3번째(1927)와 4번째(1928) 4중주에는 불협화음이 보다 강도 높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5번째(1934)와 6번째(1939) 4중주에는 전통적인 조성이 재확립되어 있다.

1911년 유일한 오페라 〈푸른 수염 공작의 성 Duke Bluebeard's Castle〉을 작곡했는데, 아내를 살해한 살인자의 전설을 우의적으로 처리한 이 작품에는 특히 말하는 듯한 리듬에 의한 가사 처리에 옛 헝가리 민요의 특징이 나타나 있다.

이 기법은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가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Pelléas et Mélisande〉(1902)에서 사용한 기법에 비견할 만하며 바르토크의 오페라는 또다른 인상주의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바르토크는 발레곡 〈허수아비 왕자 The Wooden Prince〉(1914~16)와 무언극 〈중국의 이상한 관리 The Miraculous Mandarin〉(1918~19)를 작곡하고는 더이상 무대음악을 작곡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여행이 불가능해지자 수집한 민속음악 연구와 작곡에 전념했다.

1919년 헝가리 소비에트 공화국의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있었던 잠시 동안 그는 코다이·도흐나니와 함께 음악위원회의 일원으로 일했는데 공화국 정부가 전복되자 코다이는 음악 아카데미에서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러나 바르토크는 동료들에 대해서 열심히 변호했지만 계속 그자리에 머물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 이후 20년 동안 그의 음악언어가 완성되어 명확하게 체계화되었으므로 이 기간이 그에게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었다.

다양한 많은 영향들을 받아들였는데 앞서 언급한 슈트라우스와 드뷔시 외에도 19세기 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와 현대음악 작곡가인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와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영향도 받아들였다. 리듬이 살아 있는 생동적이고 다양한 양식을 완성했으며 이러한 양식에서 온음계적 요소와 반음계적 요소들은 서로 대립됨이 없이 나란히 공존하고 있다. 이 창조적인 20년 동안 2곡의 피아노 협주곡과 1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으며 유일한 대규모 합창곡 〈칸타타 프로파나 Can-tata Profana〉(1930)와 현·타악기·첼레스타를 위한 음악(1936), 2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1937) 등 다수의 중요한 실내악곡이 이때 작곡되었다.

동시에 피아니스트로서 활동 영역도 넓혀갔는데 서유럽 대부분 국가와 미국, 소련 등지에서 연주활동을 했다.

미국에서의 경력

1930년대말 나치 독일이 그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헝가리까지도 그 지배하에 놓일 위험에 처하게 되자 그는 더이상 그곳에 머물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1940년 2번째 미국 순회 연주를 마친 후 미국으로 이주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음악 연구 조수로서 계속 민속음악을 연구할 수 있게 된 그는 유고슬라비아 민속음악 녹음중 일부인 세르보크로아티아어(語) 여성 노래집을 출판하기 위한 편곡과 편집 작업을 했으며 피아니스트인 아내 디타 파스토리와 함께 몇 차례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건강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미국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바르토크는 말년에 백혈병으로 시달렸는데, 이때문에 종종 강의나 연주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관현악단을 위한 협주곡(1943)과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1944),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3번(1945)을 작곡했다. 그가 죽었을 때 마지막 작품인 비올라와 관현악단을 위한 협주곡은 미완성인 채로 초고악보만이 남아 있었다. 생전에 바르토크는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민속음악에 관한 중요한 연구서들을 여러 권 출판했다. 3권으로 된 루마니아 민속음악 연구서는 1967년에 출판되었으며 슬로바키아 민속음악에 관한 3권의 연구서 가운데 첫번째 것도 1959년에 출판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민족음악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어 작곡가로서의 업적보다 더 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민족음악학). 비록 생전에는 헝가리 밖에서 그의 음악이 연주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현악 4중주와 관현악단을 위한 협주곡을 비롯한 작품들이 기본적인 연주회 레퍼토리에 포함되었다.

그가 죽고 25년 만에 그의 작품들은 서양 음악의 고전으로 자리매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