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나무판에 내용을 새겨 찍어낸 책.
판본·목각본·조본·판각본·참본·조판본·침재본·침본·침판본·누본·누각본이라고도 한다.
목판인쇄가 시작된 것은 사경의 엄청난 수요와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목경을 많이 베껴 공양하면 공덕을 쌓는 것이라 하여 다라니경을 77부 또는 99부를 서사해 불탑에 넣어 봉안하는 불사가 예로부터 많이 행해졌다.
불경뿐 아니라 서책이 필요한 사람은 필사하여 사용했으나 잘못 베껴 쓰거나 누락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가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서적에 대한 수요도 날로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발전한 것이 목판인쇄이다. 각판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 새겨 놓으면 언제라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목판인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체로 6세기경으로 보고 있다.
현존하는 목판본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경주 불국사의 3층석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다. 이 경(經)은 3층석탑이 건조된 751년(통일신라 경덕왕 10)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데, 소형의 두루마리(권자본)의 형태로 자체가 둥글며 힘찬 육조체이다. 국보 제126호이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다음으로 1007년(고려 목종 10)에 개성 총지사에서 주지 홍철이 간행한 〈보협인다라니경 寶篋印陀羅尼經〉인데 역시 권자본으로, 국내와 일본에 각 1종이 전해지고 있다. 책머리에 변상도가 있으며 자획이 균정하고 판각이 매우 정교하여 이 시기에는 이미 목판인쇄가 상당히 발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앞부분이 일부 마멸되었고 간행연도가 없는 데 비하여 변상도를 갖추고 있으며 간행연도가 확실한 최초의 완벽하고 훌륭한 목판본이다.
이밖에 3번에 걸쳐 판각된 고려시대의 대장경이 널리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목판본이다. 마지막에 각판된 대장경은 일명 팔만대장경으로 현재 그 판목이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다. 이후의 목판본은 상당히 발달하고 그 종류도 다양해졌지만,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중국만큼은 발전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소량만 필요했기 때문이다.
목판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판목을 만드는데, 가래나무·후박나무·배나무·대추나무·박달나무·회양목 등의 나무를 켠 다음 바닷물에 담가 건조하여 만들어야 나중에 판각했을 때 뒤틀리지 않는다. 목판본을 찍을 때는 소나무 송진을 태워서 아교와 섞어 만든 송연먹[松煙墨]을 사용했다. 찍는 방법은 먹솔을 사용하여 목판의 글자면에 먹을 고르게 바른 다음 종이를 대고 솔로 문질러 인쇄해낸다. 목판인쇄는 거창한 작업이 따르기는 하나 많은 부수의 책을 찍어내는 데는 편리하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출판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