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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에 대한 관심의 범위는 일상적인 머리손질 등의 세속적인 습관에서부터 의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의례·주술·신앙 등에서 모발이 하는 상징적 역할은 신체의 다른 부위나 배설모·분비모 등과 비교해볼 때 그 효과가 월등해 사용빈도가 높음이 민족지를 통해 알려져있다. 이것은 모발이 잘라내기도 쉽고 또 잘라내어도 재생하는 특징이 신비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모발은 상징적으로 성성(聖性)·터부·성(性) 등의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E. 리치의 주장에 의하면 일단 잘라낸 모발은 상한 물건으로서 다른 절제물·배설물·분비물 등과 동등시되나, 문화적 현상에 의해 신성한 물건으로 신성시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인도와 스리랑카의 불교사원에 남아 있는 부처의 머리카락과, 고대 아테네의 성문에 호부(護符)로서 장식되어 있는 코콘(cocoon)의 털달린 머리 등이 그 예이다. 또 아삼 지방의 나가족은 창에 장식하는 모발은 반드시 자매의 것을 사용했는데 이 모발은 공동체의 일원을 살해하거나 근친상간에 대한 터부를 상징한다. 모발은 그 형태의 변화가 사회적 지위 및 상황의 변화와 이형을 나타내는 외계에 이용되었다. 즉 남자와 여자, 성인과 미성인의 차이를 모발의 형태에 따라 구분했던 것이다.
또한 포레이저는 모발을 주술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즉 유발(남겨진 머리털)의 현상을 부분(머리털)과 전체(머리털의 소유자)를 나타내는 감염주술의 논리로 설명한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생식기와 항문을 터부시해 생식기와 털과의 상징적 대체관계를 전제로, 조발을 리비도의 억제 혹은 일종의 거세라고 보고 있다(바그의 說). 정신분석학이란 이러한 개념을 이용해 억압의 원천인 초월적 자아(사회)를 '조발=거세'라는 등식으로 해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과 아울러 다른 여러 부족의 민족지를 살펴보면 '성기=모발'의 대체관계가 암암리에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발의 상징적 중요성은 의례적·문화적으로 지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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