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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시를 중심으로 머지 강 어귀 하류의 양쪽 기슭에 펼쳐져 있다. 5개 행정구역인 노즐리·세인트헬렌스·세프턴·워럴·리버풀 시로 이루어져 있다. 1974~86년 독자적인 특별도시주 의회를 가진 행정단위였다.

머지 강 어귀는 좁은 수로를 통해 아일랜드 해와 이어져 있는데, 바닷물의 조수작용이 토사를 씻어가기 때문에 리버풀 항은 북서 해안에 있는 대부분의 항구와는 달리 퇴적물이 쌓인 적이 없었다. 13세기초 잉글랜드를 다스린 존 왕은 리버풀이 아일랜드 정벌을 위한 출발지로 편리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머지 강 서안에 있는 워럴 반도의 지명들은 10세기에 아일랜드와 맨 섬에서 쳐들어온 고대 스칸디나비아인의 자취를 보여준다. 그러나 13세기초까지 리버풀은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습지대에 빙하퇴적물로 이루어진 나지막한 절벽들이 이어져 있어서 주민이 별로 살지 않았다.

17세기에 이르자 리버풀에는 노예무역을 하기 위해 서인도제도로 떠나는 배들이 많이 있었다. 19세기에는 미국으로 떠나는 이주민들과 미국에서 면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원자재를 싣고 오는 배들이 주로 이 항구를 이용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에는 "아메리카 발견자는 리버풀의 창조자였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대서양 횡단 호송대의 주요중심지로서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심한 피해를 입었다. 리버풀 부두 남쪽에 있는 독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쇠퇴했지만, 1973년까지 계속 이용되었다. 1973년 건설된 로열시포스 독은 리버풀이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리버풀의 항구로서의 역할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계속 쇠퇴하기 시작했다. 19세기에 강을 사이에 두고 리버풀과 마주보고 있는 워럴 반도의 버컨헤드에서는 조선업과 선박수리업이 발달했다. 2척의 연락선과 2개의 해저도로 및 하나의 해저철도가 머지 강의 양 둔덕을 이어준다.

북쪽의 해변휴양지로 리버풀 대도시권에 포함되는 사우스포트는 해안을 따라 길게 뻗어 있으며, 기차를 타고 리버풀로 통근하는 사람들의 통로 구실을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 지역은 생필품 생산지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데, 포트선라이트에서는 비누와 마가린을 생산하고 세인트헬렌스에서는 유리를 생산한다. 1930년대부터 중앙정부는 이 지역의 산업구조를 다양화하려고 애써왔다.

이 지역은 또한 영국 대중문화에 이바지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지역에서는 비틀즈를 비롯한 가수와 연예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버튼과 리버풀 축구단들도 배출했다. 에인트리 경마장에서 열리는 그랜드내셔널 장애물경주, 호일레이크에서 열리는 골프 선수권대회, 로열버크데일의 모래언덕에서 열리는 골프 대회 등도 유명하다.

전통적으로 문화와 종교면에서 아일랜드와 강한 유대관계를 갖는 가운데 독특한 리버풀 사투리는 이 지역에 강한 독자적 주체성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