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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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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망명한 작가들에 의해 이루어진 문학.

덴마크의 문학사가 게오르그 브란데스는 주요저서 〈19세기 문학 주조(主潮)〉(6권, 1872~90)에서 '망명'이란 18세기말의 프랑스 혁명으로 종래의 생활기반을 빼앗긴 문학자들이 현실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정한 자세를 의미했고, 반드시 다른 나라로의 망명생활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망명'과는 정반대로 19세기 유럽에서는 한층 명확한 '망명문학' 시대가 전개되었다. 독일 낭만파의 대표적 작가의 한 사람 샤미소는 프랑스 혁명을 피하여 고국을 버린 귀족의 아들이었다. 반대로 독일시인으로 유명한 하이네는 봉건적 압제의 독일을 벗어나 60년 생애의 후반 25년간을 프랑스에서 살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찬가지로 독일을 탈출해온 마르크스와 하이네가 친교를 맺은 것도 파리에서의 일이었다. 작곡가 쇼팽이 폴란드의 망명자였던 것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1848년의 독일·오스트리아에서의 혁명의 패배, 동구 각지의 민족해방투쟁의 좌절, 러시아의 압제와 반체제운동의 확산도 서유럽으로의 대량 망명자를 낳았다.

20세기는 이와 같은 상황을 더욱 확대·심화시켰다. 1905년의 러시아 혁명(제1혁명)으로 막이 열린 20세기는 바야흐로 전쟁과 혁명과 망명의 세기가 되었다. 러시아로부터 서유럽으로 정치가와 지식인이 권력의 탄압을 피하여 망명했다. 이런 현상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것은 1933년 이후의 나치스 치하의 독일이었다.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강제수용소를 피하여 국외로 탈출한 유대인과 사회주의자, 자유주의자들은 우선 프랑스와 체코슬로바키아, 스칸디나비아 제국에 정착했으나 이들 지역이 나치 독일에 의해 점령되자 다시 스페인·소련·미국·멕시코 등지로 망명의 길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소련에 망명했으나 그들 중 상당수가 '숙청'의 희생이 되었다. 다른 지역으로의 망명자들 중에는 곤란과 절망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 망명자들은 20세기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것도 사실이다. 스페인 내전에서 공화국측에 서서 총을 잡고, 나치 독일에 점령당한 여러 나라의 지하저항운동에 협력하고 그와 같은 활동을 문학자들은 작품에 그리고, 과학자들은 망명지에서의 연구활동을 통하여 봉사했다. 특히 문학분야에서는 이 시기에 '반파시즘 저항문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기고 토마스 만, 브레히트 등의 작가와 루카치·브로흐·벤야민 등의 비평가가 전후의 세계문학 속에서 계승·발전되는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나치 독일의 붕괴 후, 망명자의 대부분은 고국에 돌아갔으나 망명지에 귀화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특히 미국에 귀화한 유대인 망명자와 그 2세들은 현재 미국의 문화 속에서 찬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출신 작가 중에는 오늘날에도 망명을 강요당하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러시아도 혁명 전후를 통하여 많은 망명작가와 시인이 생겼다. 예를 들면 〈과거와 사색〉(1854~68)의 저자 게르첸은 당시로는 급진적인 사상 때문에 체포·추방된 후 1852년 런던에 망명, 문집 〈북극성〉과 신문 〈종 鍾〉을 발행했고 고국에 돌아가지는 못했다.

한편 1917년의 10월혁명 후, 망명자의 숫자가 단번에 증가했다. 부닌·솔로구프·베르자에프 등, 세기말의 러시아 문학 담당자들의 대부분이 서구로 망명했다. 혁명 직후부터 소련에서는 오랫동안 문학자들이 망명하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었으나 1974년 2월 솔제니친의 국외추방 이후는 주로 유대계 작가들에게 망명을 위한 출국이 인정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맥시모프·브로츠키·코르쟈빈·악쇼노프·아레시코프스키·스비르스키 등 많은 작가·시인이 출국했다.

제1차 망명작가들에 비하여 이들 새로운 망명작가들은 서방세계에서 매우 왕성한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1차 망명작가들의 활동무대는 베를린·파리였으나 최근은 파리·뉴욕 그리고 이스라엘 등이다. 국제 펜클럽에도 망명작가의 센터가 있고 고국에서 쫓긴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망명이 작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다.

예를 들면 게르첸의 경우는 그 자유로운 입장에서의 언론활동이 당시의 러시아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것은 제정 러시아에서는 비록 망명작가의 작품일지라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에트 시대가 된 후로는 망명작가의 작품은 금서가 되고 고국에서 받아들여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망명작가의 활동도 제약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나보코프처럼 젊었을 때 망명하여 프랑스어나 영어로 집필한 작가는 망명지의 문학계에서도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졌다.

최근은 문화의 국제화시대를 반영하여 망명작가도 이전보다는 망명지 국가에서의 활동 폭이 넓어졌지만, 음악이나 회화의 경우와는 달라서 망명자의 문학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 아래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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