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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상소의 하나.
만언은 장문의 상소라는 뜻이고, 봉사는 남이 볼 수 없도록 밀봉한 상소를 지칭한다. 만언소라고도 한다. 많은 만언봉사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이이(李珥 : 1536~84)의 〈만언봉사〉로, 만언봉사라고 하면 이이의 글을 지칭할 정도로 고유명사화되었다.
이는 그가 우부승지(右副承旨)로 재직하던 1574년(선조 7) 왕의 구언교에 응해 올린 것이다. 내용은 크게 왕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룬 것과 시폐(時幣)를 지적하며 개혁안을 제시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서두에서 저자는 때에 맞추어 변법(變法)하는 것이 영원불멸의 도(道)라는 정자(程子)의 말을 인용하면서, 국가를 세운 지 200년이 지났으니 조종지법(朝宗之法)이라도 상황에 맞추어 개혁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당시의 문제점으로 을사·기묘 사화 이후 관리기강의 해이, 서리의 부패, 인재의 침체, 각종 제도와 형정의 타락과 각종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당시의 구체적인 문제점과 대책을 논했는데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공안 개혁 : 연산군 때 공물이 늘어나고 불산공물(不産貢物)이 증가했으니 호구를 조사해 공물액을 다시 책정할 것, ② 선상(選上) : 공천 선상은 대립제가 성행하니 선상을 폐지하고 신공(身貢)을 정부에서 일괄수거해 각사에 분배할 것, ③ 지방관인 병사·수사(水使)·만호 등에게 봉급을 지급해 방군수포의 폐단을 줄일 것, ④ 군사의 부방을 폐지하고 국경지방에서는 주민을 훈련시켜, 능력이 뛰어난 자는 노비라도 권관으로 등용할 것 등이다. 16세기의 사회상황과 이이의 정치사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글이다. 〈율곡전서〉 권5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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