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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설적으로 구전되어오던 은(殷)나라의 역사적 진실성을 확인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은나라의 정확한 시기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BC 1766~1122년이 통설로 인정되고 있다.

리지는 중국 현대화 정책의 일환으로 서양에서 유학한 유학생이었다.

1923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잠시 동안 워싱턴 D. C. 프리어 미술관에서 근무했다. 중국으로 돌아와 교직생활을 하다가 1928년 중국 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 고고학조(組) 조장이 되었다. 1928년말 허난 성[河南省] 안양[安陽]의 은허(殷墟)를 발굴하기 위한 예비조사반을 조직했다.

1929년에는 중앙연구원과 프리어 미술관의 후원 아래 조직적인 발굴에 착수했고, 이 작업은 1929~37년 간헐적으로 계속되었다. 좋지 않은 기후조건 때문에 굴착 가능 기일이 짧았고, 땅을 파헤치는 것을 싫어하는 중국인들의 반대, 내란(1930), 대규모 도굴, 조직화된 산적들의 위협 등으로 인해 발굴작업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후 무장한 경호원과 장제스[蔣介石]의 공식적인 보호 아래 이루어진 마지막 수개월 간의 작업은 많은 성과를 거두어 4개의 중요한 왕릉을 포함해 300개가 넘는 무덤이 주의깊게 조사·연구되었다. 이로써 은대의 것임이 분명하고 중국 고대 상형문자로 신탁을 새겨놓은 1,100개 가량의 동물뼈들이 발견되었다.

1937년 일본의 침략과 1949년 국민당이 본토에서 탈출한 일 등으로 인해 그가 발굴·조사한 안양의 유물들과 기록들은 소실되었다. 그는 타이완으로 탈출한 후 국립 타이완대학교의 고고학·인류학 교수가 되어 남아 있는 안양 유물의 공개작업을 주도했다. 저서로는 〈중국문명의 시작 The Beginnings of Chinese Civilization〉(195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