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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건축에 영향을 끼친 시카고파에서 훌륭한 건축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일찍이 마천루의 높이와 기능을 미학적으로 성숙하게 표현하려 했던 최고 걸작의 부류에 속한다.

남북전쟁(1861~65) 동안 전란을 피해 영국으로 갔던 그는 1년 동안 옥스퍼드에서 공부했다. 1866년 미국으로 돌아와 1869년 뉴욕대학교에서 토목공학학위를 받았다. 시카고의 카터드레이크와이트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수석 제도사로 2년 동안(1871~73) 일한 뒤 또다른 제도사였던 다니엘 H. 버넘과 동업해 미국건축역사에서 유명하게 된 건축설계사무소를 만들었다.

이들이 처음 의뢰받은 중요한 상업용 건물은 만토크 빌딩(1882 건축, 1902 철거)이었다. 시카고의 약한 지반에 기둥형 벽돌 독립 기초로 10층이나 되는 건물을 떠받쳐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루트는 기초 밑에 격자형의 철제 뼈대를 짜 넣어 하중을 지반 전체에 고르게 분산시켰다. 만토크 빌딩에서 볼 수 있는 또다른 기술 혁신은 내화구조를 만들기 위해 구조용 타일을 사용, 바닥을 평(平)아치 모양으로 했다는 점이다.

그는 사무소의 디자인 담당 건축가로서, 시카고학파의 건물 중 가장 훌륭한 건물 2동을 시카고에서 설계했다. 이 가운데 루커리 빌딩(1884~86)은 H. H. 리처드슨의 로마네스크 복고양식 영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16층 높이의 머내드녹 빌딩(1889~91)의 북쪽 절반부분은 내력벽으로 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무소 건물로 알려져 있다(홀러버드와 로슈가 설계하여 1893년 완공한 남쪽 절반 내부는 철골구조임). 루트가 디자인한 머내드녹 빌딩의 외부는 놀랄 만한 단순성과 순박한 아름다움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는 시카고 국제박람회 때 건축부문 간부로 활동하다가 폐렴으로 사망했다. 생전에는 시카고에서 일어났던 새로운 건축운동의 철학에 관해 많은 논문을 썼다(→ 골조식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