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7세기에 슬라브족이 침략해 들어오기 전 발칸 반도에 살았던 블라키아인들은 중세를 거치면서 비잔틴·불가리아·세르비아의 정치적 지배를 겪으면서도 언어의 주체성을 유지했다. 그들은 정교회를 받아들였으나 14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루마니아 지방을 관할하는 최초의 수도대주교구(metropolitanate)가 세워졌으며 슬라브어를 교회예배언어로 채택했다. 성서와 전례서(典禮書)들을 루마니아어로 번역하는 일은 17세기에 와서야 시작되어 19세기에 이루어졌다.

오늘날의 루마니아 총대주교구는 1925년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루마니아 정교회와 1865년 몰다비아와 왈라키아에 세워진 독립 루마니아 교회를 통합하면서 만들어졌으며, 1885년에 콘스탄티노플의 주교단 회의에서 인정을 받았다. 현재 루마니아 교회의 전례 언어는 루마니아어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공산주의 정권은 교회와 국가를 법률적으로 분리하지 않았다. 공산정권은 교회가 부카레스트와 시비우에 있는 2개의 신학대학을 비롯해 6개의 신학교를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루마니아 정교회는 14개의 주교구로 나누어져 있으며, 활동이 왕성한 많은 수도원과 교회, 신학 출판사가 있다.

루마니아 정교회의 상황은 소련이나 기타 '인민민주주의' 치하의 교회 상황보다 훨씬 좋지만 공립학교에서 종교를 가르치며 선교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박탈당했다. 또한 국가의 철저한 통제를 받아 주교들은 취임식 때 "루마니아 사회주의공화국을 그 안팎의 적들로부터 수호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해야 한다. 수도원의 활동이 주목할 정도로 되살아나자 1958년 이후부터 정부는 엄격한 제한을 가했다. 동방 전례를 따르는 트란실바니아의 로마 가톨릭 교회는 공산정권의 탄압을 받은(1948) 뒤 1950년 루마니아 정교회에 흡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