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뢰머의 모양은 원추형 중심둘레를 녹인 유리막대로 둘러 쌓아올린 위에 속이 비어 있는 원통이 있고 그 위에 반구형의 잔이 연결되어 있다. 굵은 원통은 유리판으로 되어 있고 얕고 뾰족한 점들과 나무딸기 같은 옹이들로 장식되어 있다. 뢰머는 원통 위에 깔때기 모양의 사발이 붙은 베르케마이어 유리잔과는 다르나 이 둘은 전체가 원통형이고 옹이가 있는 독일의 '양배추 줄기' 유리잔과 유사하다.

뢰머는 보통 녹색 계통의 색상이며 조각한 것도 있고 그중에 글씨가 새겨진 독특한 종류도 있는데, 이는 네덜란드 작가 안네 루메르스 비셔르(1583경~1651)가 만든 것이다. 룸이 아닌 뢰머에서 파생된 룸머라 불리는 영국의 받침달린 잔은 처음에는 독일의 것처럼 만들었으나 18세기에 들어 전혀 다른 형태로 발달하였는데 이는 보통 두껍고 무거운 유리잔들로 4각형의 짧은 대가 있거나 다양한 사발형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