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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를 표현하기 위해 길게 늘인 나체 조각상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청년기의 작품은 아카데믹한 사실주의 전통을 따르고 있었으며, 1905년 널리 알려진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에 감명을 받은 〈목욕하는 사람 The Bather〉(1905,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 소장)과 실물크기의 〈인간 Mankind〉(1909) 등이 있다.

1910년 파리로 옮긴 그는 조각 외에도 회화·동판화·석판화 등을 다루었다. 대담한 포즈의 전신상 〈서 있는 여인 Standing Woman〉(1910, 미국 뉴욕 시 현대 미술관 소장)을 통해 프랑스 조각가 아리스티드 마욜의 고전주의에 대한 그의 새로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화된 얼굴은 부드럽게 빚어져 감각적이며 내면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로써 〈무릎꿇은 여인 Kneeling Woman〉(1911, 뉴욕 시 현대미술관 소장)과 같은 원숙한 양식의 작품을 예고하고 있다. 딱딱하면서도 여성적인 팔·다리와 우수 띤 얼굴표정이 차분한 조화를 이루어, 그의 성숙기 작품의 특징인 체념적인 비관주의를 나타내고 있다. 청동작품 〈서 있는 청년 Standing Youth〉(1913, 뉴욕 시 현대 미술관 소장)도 비슷하게 늘여져 있지만, 〈무릎 꿇은 여인〉과는 대조적으로 남성적인 강인함과 충만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독일로 돌아가 병원에서 일하면서 부상자와 죽어가는 병사들을 보았우며, 그 곳에서 얻은 체험으로 〈엎드린 사람 The Fallen〉(1915~16, 뒤스부르크의 프라우 렘브루크 컬렉션 소장)·〈앉아 있는 청년 Seated Youth〉(1918, 뒤스부르크의 빌헬름렘브루크 미술관 소장)과 같은 통렬한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렘브루크는 극도의 절망상태를 표현한 작품이 많으며, 자살로 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