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초기에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젊은 중국 여성들을 주로 다룬 단편 소설들로 이름을 날렸다.

1931년 중국 공산당측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된 뒤부터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다룬 작품들을 쓰기 시작했다.

몰락해가던 명문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1911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수완좋은 어머니 밑에서 양육되었다. 후난 성에서 여러 학교를 다닌 후 1921년 상하이[上海]와 난징[南京]을 여행했는데,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들 도시에서 지식인들의 생활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이 시기에 딩링은 무정부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상하이대학에서 1년 남짓 공부한 뒤 베이징[北京]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좌파 계열의 시인 지망생인 후예핀[胡也頻]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1925). 그와 함께 베이징 교외의 시산[西山]으로 거처를 옮겼다.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Madame Bovary〉과 기타 서구소설들의 영향을 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부분적으로 자전적인 단편소설들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저돌적이고 자립심이 강하며, 정열적이지만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정서적으로 미숙하고 당혹해 하는 새로운 유형의 중국인 여주인공을 만들어갔다. 근대 중국 여성들의 열망과 좌절을 다룬 작품들은 곧 성공을 거두었지만, 남편 후예핀의 문학적 성과에 별 진전이 없었으므로 두 사람은 1928년 상하이로 갔다. 거기서 후예핀의 작품을 게재할 매체로서 문학잡지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모험은 실패로 끝났고, 후예핀은 정치로 관심을 돌려 좌익작가연맹에 가입했다. 그러나 딩링은 계속 작품활동에 몰두했고 1930년까지 3권의 단편소설집과 중편을 완성했다. 그해말에 그녀는 아들을 낳았다. 후예핀은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여 정치활동에 더욱 깊숙이 간여했지만, 결국 국민당 정부에 체포되어 1931년 처형되었다. 1933년 딩링은 중국 공산당에 입당해서 좌익작가연맹 기관지의 편집을 맡았다.

마르크스주의로 전향하면서 딩링의 작품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변모했는데, 초기에는 성공을 거두었다.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성향을 띤 작품 〈물 水〉(1931)은 중국에서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전형적인 작품으로 갈채를 받았다. 1933년 국민당 기관원들에게 납치되어 1936년까지 구금생활을 하다가 군인으로 가장해서 도망쳐나와 옌안[延安]에 있는 공산당 본부로 갔다. 거기서 마오쩌둥[毛澤東]과 친해졌고, 펑더화이[彭德懷] 장군과 연인 사이가 되었다.

딩링은 공산당의 활동에 대해 전적으로 무비판적이지는 않았으며, 자신의 불만을 작품 속에서나 잡지 등의 기고문에서 공공연히 표현했으므로 마오쩌둥의 견책을 받기도 했다.

딩링은 공식적으로 성공적인 프롤레타리아 소설이라는 평을 받은 〈태양은 쌍간 강에서 빛난다 太陽照在桑乾河上〉(1948)라는 작품으로 중국인으로는 최초로 소련의 스탈린 문학상을 받았다(1951). 그렇지만 그녀가 거둔 성공에도 불구하고 특히 여성의 권리문제에 대해 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1957년 공식적으로 당의 견책을 받고 우파주의자라고 지목받아 당에서 추방되었고,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5년 동안 투옥되기도 했다. 1975년 석방되어 1979년에는 당원 자격을 회복했다. 말년의 저술에는 몇몇 평론과 단편 및 중편소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