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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작가

다른 표기 언어 fellow traveler , 同伴者作家

요약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을 때 혁명을 반대하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지지·선동하지도 않았던 작가.
(러). poputchik. 동반작가라고도 함.

동반자작가라는 말은 레온 트로츠키가 〈문학과 혁명〉(1925)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적 예술가가 아닌 혁명의 예술적 동반자라는 뜻으로 처음 썼다. 이 말은 예술가는 지적 자유를 필요로 하며 과거의 문화 전통에 의지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소비에트 초기에는 진정한 프롤레타리아 예술이 등장할 때까지 과도기의 역할을 한다고 여겨 동반자작가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라프(RAPP)를 중심으로 한 극좌적 프롤레타리아 문학가들은 〈독자와 작가〉라는 신문에 실린 〈동반자인가 반프롤레타리아 작가인가〉라는 글에서 그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프롤레타리아 문학과 동반자문학을 명확하게 대립시켰다.

그리하여 1920년대 후반 동반자작가라는 말은 반혁명과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했다. 제2회 혁명작가 세계대회(하리코프 회의)에서 동반자문학은 혁명적 소부르주아 문학으로서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되었다. 그러나 1931년 중반부터는 동반자작가들을 한 종파로 바라보는 입장이 비판받았다.

1920년대에 가장 재능있고 인기있던 소비에트 작가들 가운데 오시프 만델스탐, 레오니드 레오노프, 보리스 필냐크, 이삭 바벨, 일리야 에렌부르크와 '세라피온 형제들'의 동인들이 동반자작가에 속한다. 지금에 와서는 이들이 문학계를 지배했던 시대를 소비에트 문학의 개화기였다고 평가한다. 1950년대 냉전시에는 다른 나라에서도 동반자작가라는 말이 널리 쓰였는데 특히 미국에서의 동반자라는 말은 공산당의 정식당원은 아니지만 공산당의 목적과 정책을 동조·지지하는 사람에게 붙이는 정치적 용어로 사용되었다.

한국에서는 '카프에 가입은 하지 않았으나 작품활동에 있어 카프가 주창하는 이데올로기에 동조하고 있는 작가'를 동반자작가로 보았고 오늘날에도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 이 용어에 대해서는 1930년 권환·박영희 등으로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1931년 하리코프 회의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1932~3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검토되었다. 그러나 소련의 경우와 비슷하게 동반자작가를 종파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 문예통일을 위한 바른 해결을 찾지 못했다.

이 점은 뒤에 창작방법논쟁에서 엄하게 비판되었다. 카프는 이효석·유진오를 동반자작가로 보았으나 그 범위를 넓히지는 않았다. 반면 김기진은 이무영·채만식·박화성·엄흥섭을 동반자작가로 보았는데 이것은 카프의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것과는 무관하게 작품의 성격에 따라 나눈 것이다. 그밖에 장혁주·조벽암·최정희·김해강·함대훈·김영팔을 덧붙이기도 했다. 1933~34년에 카프 내에서 전향문제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동반자작가들은 마르크스주의 세계관과 관계를 끊고 새로운 문학적 자세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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