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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해 지역에서 고대의 종교·정치·상업 중심지였다. 지금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고 울퉁불퉁한 화강암 덩어리로, 소(小)델로스라고 불리기도 하며 서쪽의 리니아(레네아) 또는 메갈리딜로스(대[大]델로스) 섬과 동쪽의 니소스미코노스 섬 사이에 있다.

1873년부터 프랑스 아테네 학술단이 조사·발굴해왔는데, 발견되는 복합적인 형태의 건축물들은 델포이나 올림피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견줄 만하다. 가장 유명한 조각 가운데 거대한 아폴로 상 일부와 9마리의 대리석 사자상이 있다. 서해안에 분포되어 있는 4군데의 주요유적지는 무역항과 작은 신전들, 히에론(신성한 장소)이라고 하는 아폴로 종교도시, 킨토스 산에 있는 신전들과 극장, '신성한 호수' 지역 등이다. '신성한 항구' 뒤쪽부터 13m 너비로 포장된 성로(聖路 : 행렬로)가 시작된다.

서쪽으로 신성한 구역(신전)이 있으며 동쪽에 있는 계단식 대지(臺地)에는 주요신전이 3개 있다. BC 5세기 중엽에서 BC 3세기에 세운 도리아 양식의 아폴론 신전은 단순한 무늬로 띠를 두른듯 조각한 벽과 그리 많지 않은 조각 장식을 갖추고 있으며 내부 주랑(柱廊)이 없다. 그 옆에는 도리아식으로 지은 아테네 신전(BC 425~417)이 있다.

3번째 신전은 포리노스나오스 신전이다. 이 신전들 너머에 있는 신전은 두부분이 유난히 길게 늘어진 구조를 했다. 북쪽 끝에는 제물로 바친 짐승의 뿔로 만든 제단이 있었다. 이 구역의 다른 특징물로 측면에 신에게 봉납(捧納)된 제물들을 놓아두는 넓은 도로와, 신전 안에 신전이 서로 겹쳐져 있는 형식으로 3개의 신전이 있는 아르테미스 사원을 들 수 있다. 이 신전은 헬레니즘 시대 이전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여겨진다.

남쪽으로 아폴로 신전 바깥에 탁 트인 공간이 있으며 이 공간과 신전 사이에 사제들이 살던 집이 있다. 그리고 그 집 안에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모시던 '히페르보레오스(常春나라)의 처녀들' 무덤이 있다.

동쪽에 디오니소스 신전이 있고 반대쪽에는 아프로디테 및 헤르메스 신전이 있던 큰 시장이 있다. 무역항구 뒤쪽에 부두와 창고가 있다. 그 뒤로 BC 2~3세기의 개인주택들이 있는데, 안마당이 모자이크로 포장되어 있고 기둥으로 둘러싸인 것이 많다. 이 항구 너머로 킨투스 산의 기슭에 BC 3세기초에 세워진 극장이 있었다. 킨투스 산 정상에는 고대 키클라데스 문화기의 주거지(BC 3000) 유적과 작은 규모의 킨티오스 제우스(킨티아제우스) 및 아테나 여신의 신전이 있다. 기슭 아래쪽에 외래 신들을 모시는 신전이 있었는데 남쪽 구역은 이집트 신들, 북쪽 구역은 시리아 신들을 위한 것이었다.

북쪽으로 지금은 물이 없는 '신성한 호수' 남쪽 연안에 이탈리아인의 아고라(광장)가 있었다. 이는 도리아식 기둥으로 된 아치형 입구를 갖고 있었으며 델로스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었다. 이 호수와 '신성한 항구' 사이에는 BC 2세기 후반에 지어진 테오프라스토스 광장이 있었다. 호수 북쪽으로는 이오니아식 주랑이 있는 큰 안뜰과 약 165m 길이의 경기장인 팔라이스트라(무예단련장)가 있었다.

델로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많은 전설이 있다. BC 3000년 후반부터 사람들이 정착했고 BC 9~10세기에 이오니아인들은 아르테미스와 아폴로를 이곳에서 낳았다는 전설을 지닌 레토를 숭배했다. 일찍부터 섬은 번영하는 항구이며 제식(祭式) 중심지였고,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오디세이아〉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페르시아 전쟁이 끝난 다음인 BC 478년 아테네가 주도하는 가운데 이 섬에서 델로스 동맹이 결성되었다. 그러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끝나자 스파르타는 곧 델로스를 독립시켰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제국이 분열한 다음 약 150년간 델로스는 독립을 유지했다.

BC 166년부터 로마가 지배하면서 자유항이 되었다. BC 88년에 폰투스 왕국의 미트라다페스 6세를 섬기던 메노파네스 장군이 계속 로마에 충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섬을 약탈하여 수천 명을 학살했다. 뒤이어 BC 69년에는 해적들이 공격해왔다. 결국 BC 42년 로마가 아테네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았을 때는 그리스 지리학자인 파우사니아스의 기록에 나와 있듯이 섬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AD 1세기말에 이르러서 무역로(貿易路)가 변했기 때문에 델로스는 상업적으로 몰락하게 되었고 얼마 안 되어 신전들도 버려졌다.

이곳의 건축물은 중세시대에 베네치아인과 투르크인이 건축 자재로 쓰기 위해 석재를 떼어내어 거의 훼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