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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둔도는 두만강 하류에 위치한 섬으로, 세종 때 6진 개척 이후 국경이 되었다. 그런데 그 맞은편에 살던 여진족들이 자주 약탈해옴에 따라 섬 안에 토성을 쌓고 높이 6척의 목책을 친 다음, 병사들의 보호 아래 농민들이 배를 타고 오가며 농사를 짓게 했다.

1583년 이후에는 군량을 모을 목적으로 둔전을 만들어 경작하게 했다. 1587년 가을 추수할 때 추도(楸島)에 살고 있던 여진의 시전부족(時錢部族)이 습격해오자 전투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수장(戍將) 오향(吳享)과 임경번(林景藩) 등 11명이 죽고 160여 명이 잡혀갔으며 15필의 말도 약탈당했다. 이에 부사 이경록(李慶祿)과 조산만호(造山萬戶) 이순신(李舜臣)이 선봉으로 반격을 가해 포로를 구출하고 적을 죽였으나 아군의 피해도 상당히 컸다.

북병사 이일은 이 싸움의 책임을 물어 이경록·이순신을 사형시키려 했으나 조정에서 백의종군하도록 선처했다. 1588년 1월 북병사 이일은 4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추도를 기습공격하여 여진부락 200여 호를 태우고 적 380여 명을 죽였으며, 말 30필, 소 20두를 획득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 게다가 이 싸움에서는 아군의 피해가 전혀 없어 백의종군하던 이순신과 이경록도 큰 공을 세워 사면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