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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데이비스는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여자역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뉴욕에서 연극을 공부했고 1926년 연극의 단역배우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1931년 할리우드로 진출, 계속 단역만 맡다가 〈인간의 굴레 Of Human Bondage〉(1934)에 런던내기 여급 밀드레드 역을 맡으면서 주역배우로 자리잡았다. 1935년 〈위기 Dangerous〉에서는 알코올 중독자인 늙은 여배우역을 생생하게 연기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밖에 1930년대의 주요작품으로는 〈화석의 숲 Petrified Forest〉(1936), 베티 데이비스에게 2번째로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이세벨 Jezebel〉(1938)·〈음울한 승리 Dark Victory〉(1939)·〈엘리자베스와 에식스의 사생활 The Private Lives of Elizabeth and Essex〉(1939) 등이 있다. 이 시기에 데이비스는 워너브러더스영화사와 맺은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치열한 법정투쟁을 벌였다. 영화사측이 데이비스의 출연작품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고집하면서 그녀가 원하는 좋은 역할을 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1940년 이후의 출연작으로는 〈편지 The Letter〉(1940)·〈위대한 거짓말 The Great Lie〉(1941)·〈작은 여우들 The Little Foxes〉(1941)·〈자, 여행자여 Now, Voyager〉(1942)·〈푸른 옥수수 The Corn Is Green〉(1945)·〈이브의 모든 것 All About Eve〉(1950)·〈처녀여왕 The Virgin Queen〉(1955) 등이 있다. 1950년대에 몇 차례 연극 무대에 섰다가 〈주머니 가득한 기적 Pocketful of Miracles〉(1961)에서 애플 애니 역을 맡으면서 은막으로 되돌아왔다. 1960년대와 1970년대초에는 일련의 공포영화 〈아기 제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Whatever Happened to Baby Jane?〉(1962)·〈죽은 종치기 Dead Ringer〉(1964)·〈쉿, 쉿……귀여운 샬럿 Hush, Hush…… Sweet Charlotte〉(1964)·〈유모 The Nanny〉(1965)·〈기념일 The Anniversary〉(1967)·〈숲속의 감시인 Watcher in the Woods〉(1980) 등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베티 데이비스는 텔레비전 방영물인 〈이방인-어머니이자 딸인 여자의 이야기 Strangers-The Story of a Mother and Daughter〉(1979)에서 보여준 연기로 에미상을 받았다. 〈가족재회 Family Reunion〉(1981)도 데이비스가 출연한 유명한 텔레비전 작품이었다.

베티 데이비스는 4번 결혼했는데, 4번째 남편이었던 배우 게리 메릴(Gary Merrill)과는 1950년에 결혼해 1960년에 이혼했다. 〈고독한 생애 The Lonely Life〉(1962), 〈이것과 그것 This 'n That〉(1987) 등 2권의 자서전을 출판했으며, 휘트니 스타인과 함께〈Mother Goddam〉(1975)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