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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에서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1785년에 변호사가 되었으나,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변호사로서 온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러나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그는 갑자기 유능한 대중연설가로 등장하여 파리 군중에게 무기를 들라고 촉구했다(1789. 7. 12). 뒤이어 파리에서 일어난 민중봉기는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바로 그후 그는 〈자유 프랑스 La France Libre〉라는 소책자에서, 급속히 무너져가는 프랑스의 앙시앵 레짐을 비판했다.

또한 1789년 9월에 〈파리 시민에게 드리는 가로등의 담화문 Discours de la lanterne aux Parisiens〉이라는 유명한 소책자를 발간하여 국민의회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개혁안을 지지하고 공화주의 이념을 제시했다. 2개월 후, 활기에 넘치는 신문 〈프랑스와 브라방의 혁명 Les Révolutions de France et de Brabant〉을 창간하여 민주주의 운동을 가로막고 있는 정책들을 공격했고, 1791년 6월 루이 16세가 파리에서 탈출하려다 실패한 후에는 국왕폐위와 공화국 수립을 위한 운동을 더욱 강하게 벌여나갔다.

국민의회는 이에 보복하기 위해 1791년 7월 22일 그를 체포하라고 명령했으나, 데물랭은 피신하고 있다가 9월에 사면받았다.

한편 자코뱅 클럽과 코르들리에 클럽에서 조르주 당통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은 그는 왕정을 뒤엎은 1792년 8월 10일 민중봉기에 가담한 후, 법무장관인 당통 밑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9월에 소집된 국민공회 의원으로 뽑혔고, 다른 자코뱅 클럽 출신 의원들인 산악당(山岳黨)과 함께 온건파 지롱드당과 맞서서 격렬하게 싸웠다.

1793년 5월 중순에 나온 그의 〈브리소파(派)의 역사 Histoire des Brissotins〉는 지롱드당을 외적에게 매수된 앞잡이로 묘사하여 지롱드당의 영향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6월 2일 산악당원들은 지롱드당의 지도적 당원들을 국민공회에서 추방하고 혁명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1793년 12월에 이르자 데물랭과 당통은 어느새 자코뱅 진영 안에서 관용파 또는 당통파로 불리는 온건파의 지도자가 되어 있었다.

그들의 가장 큰 적은 자크 에베르가 이끄는 좌익 자코뱅 당원들로서, 이들은 파리의 하층계급과 손잡고 국민공회에 압력을 넣어 국가경제통제정책을 시행하고 반혁명 혐의자들에 대한 공포정치를 실시하도록 강요했다.

데물랭은 새로운 신문 〈비외 코르들리에 Le Vieux Cordelier〉(1793. 12. 5~30) 창간호와 제2호에서, 에베르파가 로마 가톨릭교의 모든 제도를 파괴하려는 비(非)그리스도교화 운동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당시 모든 권력을 장악한 공안위원회의 최고 실력자였던 그의 친구 로베스피에르는 에베르파 반대운동을 지지했으나, 데물랭은 그후에도 4차례에 걸쳐 공안위원회의 경제통제권과 정치폭력 남용을 비난하는 기사를 신문에 실었다.

이에 화가 난 로베스피에르는 〈비외 코르들리에〉의 사본들을 태워 없애라고 명령했다(1794. 1. 7).

로베스피에르는 3월 24일 에베르파의 지도자들을 단두대로 보냈고, 3월 29~30일 밤에는 데물랭과 당통 일파의 체포를 묵인하여 이들을 '외국의 음모' 연루 혐의로 4월 5일 단두대에서 처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