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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성행위나 성기(性器)에 의해 상징되는 생식원리를 숭배하는 것.
성행위나 남녀 성기의 상징과 관련된 종교 행위를 성기숭배 제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어떤 제의가 성기숭배를 하는지는 명백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형식의 성의례(性儀禮)들은 성교가 다산을 촉진한다고 믿는 것, 신년 축제기간의 오르지(orgy) 경우처럼 경계를 무너뜨리고 한 문화를 원초적이고 강력한 혼돈의 상태로 되돌려놓음으로써 창조적 에너지가 홍수처럼 방출한다고 믿는 것, 연금술, 힌두교의 비의적 명상체계인 탄트리즘(Tantrism)처럼 성교가 상반된 것을 하나로 융합시킨다고 믿는 것이다. 그밖의 전통에서 숭배의 대상이 성기의 표상(예를 들어 그리스와 로마에서 디오니소스 행렬 때 남근상[男根像]을 들고 가는 것, 인도에서 남성 링가와 여성 요니)이나 뛰어난 성적 능력을 가진 신(그리스의 프리아푸스)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예에서 볼 때 숭배를 받는 것은 성기 자체보다는 성기가 표상하는 창조적 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속신이 있는데 특히 남근석은 이것의 대표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암탑과 수탑, 여근암과 남근암, 성기바위, 씹섬바위, 공알바위, 처녀바위, 삐죽바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선돌이나 입암(立岩), 미륵암 등의 대응물들이 그대로 남근신앙의 대상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남근석은 남자의 상징을 따라서 뾰족한 형태나 길고 높이 솟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마을에 따라서는 남근석과 여근석을 같이 두어 대비시키기도 한다. 이들 속신은 대개 아들 낳기를 바라는 유교사회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여자들이 치성을 드린다.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기원하는 경우가 많으나 마을집단의 공동체신앙으로서도 기능한다. 칠석 같은 명일에 백설기 등을 시루째 놓거나 맑은 물을 떠놓고 빈다. 신앙의 대상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개인적 염원을 기도드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제를 지내는 사람은 금기를 하여 원하는 바가 잘 성취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한다. 섬지방에서는 남근석을 만들어 여신당에 둠으로써 풍어를 기원하는 생산기원적 의미도 지닌다. 가령 동해안의 삼척 해랑당에는 남근석을 여러 개 깎아서 당목에 걸어두어 마을에 제를 지냄으로써 마을의 풍어를 기원하고 바닷일의 안전을 도모한다. 문헌상으로 가장 오래된 남근숭배는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유포되었던 부근당(府根堂)이다.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 五州衍文長箋散稿〉에서 '접하는 네 벽마다 많은 나무로 만든 음경(陰莖)을 걸어놓으니 음탕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하여 당집에 남자성기를 상징하는 목각물을 걸어두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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