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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주의논쟁

다른 표기 언어 技巧主義論爭

요약 1935~37년에 김기림·박용철·임화 사이에서 시 창작과정 및 기교주의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

김기림모더니즘 시론, 박용철의 순수시론, 임화의 프로 시론은 1930년대 우리 시단을 대표하는 시론들로, 서로 경쟁하면서 한국 근대시사의 커다란 줄기를 만들어왔다(→ 프롤레타리아 문학).

이 논쟁은 임화의〈담천하(曇天下)의 시단 1년〉(신동아, 1935. 12)에서 비롯되었는데, 임화는 이 평론에서 김기림의 '전체주의 시론'에 나타난 내용과 기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기림은〈시에 있어서의 기교주의의 반성과 발전〉(조선일보, 1935. 2. 10~14)에서 1920년대의 낭만주의 시와 경향파 시를 기교면에서 성숙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그것의 극복을 기교주의 즉 모더니즘에서 찾았다. 그러나 모더니즘이 너무 기교에만 빠지자 사상과 기교가 하나된 '전체로서의 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화는 기교파 시를 급진적인 소시민의 주관적 환상의 산물이라고 규정하고, 우선 김기림의 기교주의에 대한 자기 비판을 긍정했다. 그리고 김기림의 전체주의 시론에 따른 지성과 감성의 분리는 이분법적 사고이며 형식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 김기림은〈시인으로서의 현실에 적극적 관심〉(조선일보, 1936. 1. 5)에서 자신의 시론은 우익으로부터, 경향파 시는 좌익으로부터 서로 만날 수 있음을 예상하고 임화의 비판을 수긍하면서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제의했다.

임화는〈기교파와 조선시단〉(중앙, 1936. 2)에서 김기림의 긍정적 반응을 의식한 듯 기교파 내에서 김기림의 상대적 진보성을 인정하고 전체주의 시론의 형식논리적 오류를 지적한 뒤, 내용을 기반으로 한 양자의 변증법적 통일을 내세웠다.

양자 사이에는 비교적 우호적인 논쟁이 벌어졌다.

박용철의 〈을해시단총평 乙亥詩壇總評〉(동아일보, 1935. 12. 24~28)은 임화의〈담천하의 시단 1년〉에 반박한 글이다. 임화가 시인은 "시대적 정신의 가장 솔직 대담한 대변자"라고 말한 데 반해, 박용철은 영혼의 가장 깊은 곳에서 체험한 것을 시적으로 어떻게 변용시킬 수 있는가를 시론의 핵심문제로 이해했다.

그래서 임화를 변설주의자로 규정하고, 시가 언어를 매개로 한 일종의 변설이지만 그 변설은 결정(結晶)되고 응축되어야 한다는 변설 이상의 시론을 제기했다. 이에 임화는〈기교파와 조선시단〉에서 박용철의 시론이 감정의 변설에 국한되었다고 비판했다.

첨예한 대립을 보인 이 논쟁은 사실 박용철과 임화의 대립보다 오히려 박용철과 김기림의 대립에 그 중심이 있다. 김기림은 모윤숙의 시집 〈빛나는 지역〉(1933)을 평하는 자리에서 센티멘털리즘을 비판하고, 〈오전의 시론〉(조선일보, 1935. 4. 20~5. 2)에서 선인들에 의해 모든 사상과 의견이 말해졌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선인이 말한 내용을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이라고 하여 기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용철은 "시적 기법의 변화는 매 계절에 따라 여자의 의상이 변하는 것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 보고, 기교론은 신기(新奇)만을 추구하는 기교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박용철의 시론은 영국 시인 L. 하우스먼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시적 변용에 대해서〉(자유문학, 1938. 6)에서 잘 보여준다. 박용철의 순수시론은 그뒤 조지훈 등으로 이어져 한국문인협회의 이론적 바탕이 되었다.

이에 반해 임화나 김기림은 6·25전쟁 때 월북하거나 납북되어 그 이론이 지속되지 못하고, 모더니즘 시론만 1950년대에 김경린·박인환·김수영·조향 등에 의해 계승되었다. →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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