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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수산업·축산업의 영세성은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커다란 불이익을 안겨준다.

영세성은 단위생산자의 판매물량이 적음을 의미하며 이는 중간상인과 거래하는 데 시장교섭 능력상 열세임을 뜻한다. 그리고 생산조건에 열세인 생산자에게 궁극적으로 가격은 물론 기타 거래조건과 관련해서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 생산자의 영세성은 이렇게 생산자 자신의 불이익으로 귀결되기도 하지만, 최종 소비자 역시 상대적으로 비대해진 중간상인의 횡포로 희생된다. 이때 무엇보다도 생산물의 소비자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또한 중간상인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불필요하게 많은 중간상인을 유통과정에 끌어들이게 됨으로써 유통경로의 길이를 연장하게 된다. 이는 유통능률을 떨어뜨리며, 생산물의 소비자가격을 부당하게 올리는 데도 기여한다.

해당 협동조합들은 일찍이 이러한 유통의 심각한 불합리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산발적으로 기울여왔다. 즉 소규모 생산자인 농어민을 결합하여 농수산물 유통에 힘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유통의 합리화를 꾀하려했다.

협동조합의 유통노력은 산지와 소비지 두 곳에서 이루어진다. 협동조합은 산지에서 공동출하·산지집하장운영·산지직거래 등의 유통기능을 수행하며, 소비지에서는 공판장을 운영하고 소매하는 등의 다각적인 유통활동을 전개한다. 공동출하는 조합원인 농어민이 생산한 농수산물을 공동으로 선별·포장·가공하여 판매함으로써 상품성을 제고하고 단위당 유통비용을 절감한다.

또한 상인 또는 가공업자와의 거리에서 농어민이 보다 유리한 판매조건을 얻는 효과를 가져온다.

출하는 농수산물유통의 첫단계이므로 이 시점에서 유통합리화는 농어민의 이익보호와 직결된다. 산지집하장의 운영 역시 협동조합이 수행하는 농수산물 유통합리화의 중요한 수단이다. 집하장은 산지에서 생산품을 수집·집하·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된 시설이다. 이것은 단지 생산물의 선별·포장·보관만을 하는 일반 집하장과 이러한 기능과 판매기능까지도 아울러 수행할 수 있는 경매식 집하장으로 양분된다.

협동조합은 위의 2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이외에도 산지직거래를 주선한다.

산지직거래는 원래 생산자와 소비자가 중간상인을 배제하고 직접 거래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중간상인의 완전한 배제는 불가능하며,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는 거래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직거래의 일환으로 도시의 아파트 단지, 슈퍼마켓, 단체급식소, 가공공장 등과 같은 대량수요처와 거래하거나, 산지 또는 소비지에서 직판장을 운영하거나 집배(集配) 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협동조합이 계통출하의 일환으로 소비지에서 마련한 유통기구로는 공판장이 있다.

이것은 시장에 위치하며 농수산물 도매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농수산물의 판로를 확보하며, 경매 등 경쟁적 거래방법을 채택하여 농어민 수취가격을 높여주고 유통정보의 수집과 배분, 표준규격 출하의 유도, 출하선도금(出荷先渡金) 지급 등의 역할을 한다.

이는 생산자의 시장경쟁력을 높여주고 농수산물의 가격안정에도 기여한다. 협동조합이 수행하는 소매기능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농업협동조합(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이다. 이 슈퍼마켓은 일반 슈퍼마켓이 부패성 처리 및 진열의 어려움, 그리고 낮은 이익률 때문에 농수산물의 취급을 기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농협이 마련한 유통기구이다.

이 유통기구는 농민과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농수산물 유통질서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여 이외의 부수적인 효과는 농협이 소비자와 만나는 장의 역할을 수행하며, 농협으로 하여금 생산지도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통출하에 의한 농수산물 유통합리화는 개선할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 경영진의 생산지도중심적 사고방식을 벗어나 유통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며, 협동조합이 주선한 유통체계를 보다 많은 농어민이 활용하도록 이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농업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