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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으로는 서예, 서법이라는 뜻이나 서체 디자인 분야에서는 일정한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손으로 쓴 서체를 말한다. 용도가 확실하고 목적이 있는 글씨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손글씨와는 의미가 좀 다르다. 디자인에서 서체는 보통 키보드를 통해 입력하면 글자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활자체가 기계적으로 배열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캘리그래피는 불규칙하면서도 동적이며 조형적으로 독창적인, 작가 개인의 글씨체라고 말할 수 있다. 귀엽고 앙증맞은 팬시한 것부터 복고, 전위, 자유 등 여러 감성의 서풍을 표현할 수 있으며 특히 주목성이 뛰어나고 상징을 효과적으로 함축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캘리그래피가 재발견되면서 책 표지, 포장, 영화 타이틀, 현수막, 광고, 아이덴티티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충분히 다양하지 못한 한글 서체의 보완재라는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현상이다.
2002년 제17회 월드컵 대회 당시 붉은 티셔츠에 흰색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한 'Be the reds!'라는 글씨체는 전 국민이 동시에 경험한 가장 인상적인 캘리그래피 중 하나였다. 작가는 'R'를, 응원하는 국민 모두 12번째 선수가 되자는 염원을 담기 위해 숫자 '12'와 유사하게 디자인했는데, 여기서 표현 의도를 조형적으로 투영하는 캘리그래피의 특징이 재확인된다. 인쇄 광고의 헤드라인, 방송 광고의 자막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하면 대체로 젊은 층의 취향에 어울릴 만한 경쾌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캘리그래피는 따뜻한 인간미, 때로는 분출하는 에너지의 표상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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