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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초기 오라토리오

〈드보라〉는 헨델의 초창기 오라토리오로, 1732~1733년 런던의 오라토리오 시즌에 〈아달랴〉(Athalia)와 함께 발표된 작품이다. 〈드보라〉는 1733년 2월 21일에 완성되었고, 같은 해 3월 17일 런던의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왕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대본은 사무엘 험프리스가 썼으며 웨일즈의 공주에게 헌정되었다.

드보라가 이스라엘의 사사(士師)로 있었을 때의 이야기

〈드보라〉는 구약성경 〈사사기〉의 4장과 5장, 여선지자 드보라가 이스라엘의 사사로 있었을 때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이스라엘 민족과 가나안 민족의 갈등과 전쟁,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의 승리를 다룬다. 〈드보라〉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20년 넘게 가나안 민족의 지배를 받고 있었을 무렵, 이스라엘의 여선지자 드보라는 가나안 민족의 장군인 시스라가 여인의 손에 죽을 것임을 예언한다. 이스라엘 여인 야엘은 전쟁의 공포를 토로하지만 드보라는 그녀가 민족을 위해 고귀한 행동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스라엘 군대는 가나안 군대의 교섭에 응한다.

가나안의 군대 장관 시스라가 바알 제사장들과 함께 동맹을 맺으러 오지만, 드보라는 시스라와의 동맹을 거절한다. 드보라는 바락을 전쟁터로 내보내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도와주실 것을 확신한다. 이스라엘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아비노암은 아들 바락을 자랑스러워하고, 드보라는 시스라를 죽인 야엘을 칭송한다. 하느님을 찬양하며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향후 헨델의 오라토리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작품

〈드보라〉의 초연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당시 런던에서 인기 있는 오페라 작곡가였던 헨델은 〈드보라〉의 티켓 가격을 평소 보다 두 배 높게 받으려고 하였고, 런던 시민들은 이 사실에 분노하였다. 이후 헨델은 티켓 가격을 인하하였지만, 이는 런던에서 헨델의 위치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는 별개로 〈드보라〉의 초연 당시 헨델은 영국 국왕으로부터 오페라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물려받은 상태였는데, 이 때문에 휘그당을 반대하는 일부 귀족들은 헨델을 부패한 휘그당의 일원으로 보고 그에게 적개심을 품었다. 또한 〈드보라〉의 초연을 관람했던 청중들은 작품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100여 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한 매우 장대한 작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던 반면, “시종일관 수많은 가수들과 악기들이 참여하는 지나치게 시끄러운” 작품이라는 혹평도 있었다. 하지만 〈드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된다. 첫 번째는 합창이 극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다카포 아리아의 수가 감소하여 극의 흐름이 원활해졌다는 점이다.

2막 2장의 두 합창, ‘바알신의 제사장들의 합창(O Baal, monarch of the skies!)’, ‘이스라엘 백성들의 합창(Lord of eternity!)’

드보라가 가나안 군대 장관 시스라의 협상을 거절한 후, 이스라엘과 가나안은 전쟁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바알신의 제사장들은 바알신에게,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께, 각각 자신들이 섬기는 신에게 적을 물리쳐 달라고 간청을 올리는 합창이다. 두 개의 합창이 이어지는데, 두 곡 모두 서곡에서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태양 & 당신의 모든 자만은 비애로 끝날 것이다(Soli & All your boast will end in woe)’

‘바알신의 제사장들의 합창!’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합창’ 다음에 이어지는 곡이다. 서주에 이어 드보라와 시스라, 바알신의 대제사장과 바락이 차례로 노래한다. 그 후 네 사람이 서로 주고받다가, 바알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합창이 이어진다. 합창 역시 서로 짧게 주고받으며 전개된다. 이 곡은 〈드보라〉에서 충돌하는 두 세력을 매우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다가올 일들에 대한 전조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