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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바나, 풍전, 코파카바나' 이게 뭘까. '마이하우스'와 '우산속'도 있다. 답은 고고장. 청바지를 입은 장발족이 몸을 흔들던 곳이다. 1970년대 밤 문화의 상징이던 고고장의 원조는 '위스키 어 고고(Whisky a Go-Go)'. 1964년 1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문을 열었다.

전직 경찰관과 변호사가 2층짜리 은행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이곳의 특색은 두 가지. 나이트클럽이면 으레 끼고 많은 대형 악단 대신 가수나 그룹사운드가 음악을 맡아 신체 접촉이 많은 터치 댄스 대신 노터치 댄스곡을 연주했다. 대중의 호기심은 바로 열광으로 바뀌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인기 여배우들이 찾은 덕분이다. 스타들의 단골가게라는 소문에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고고 열풍은 곧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위스키 어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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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내국인 고고장을 선보인 것은 1971년 봄. 남산 기슭의 '닐바나'가 처음이다. 힙합가수 타이거 JK의 부친인 대중음악 평론가 서병후 씨의 아이디어로 생긴 닐바나는 대박을 터뜨렸다. 말단 공무원의 봉급이 1만 원 미만이던 시절 입장료 1,000원이라는 거금에도 가게는 늘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비슷한 업소가 잇따라 개점하고 '막걸리 고고장'까지 생겨났다. 야간 통행금지가 적용되는 자정부터 4시까지의 변태 영업(논스톱 고고) 단속을 둘러싸고 당국과 업소는 숨바꼭질을 했다.

억눌린 시대와 불법, 제한된 자유가 뒤엉켰던 고고장은 1980년대 들어 유흥을 죄악시하는 대학생들의 정서와 맞물려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흔적은 아직까지 살아 있다. 대중문화를 이끄는 댄스 가수와 그룹사운드, 록그룹 등이 바로 고고장 문화의 산물이다. 형태만 변했을 뿐 숨바꼭질도 여전하다. 전국 유흥업소의 대부분은 국세청의 '특별관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