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크기 | 93.3x111.5cm |
---|---|
제작시기 | 1873년 |
원제 | Le chemin de fer |
작가 |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프랑스, 1832~1883년 |
소장/전승 | 워싱턴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
기법 | 유화, 캔버스에 유채 |
1874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한 4점의 작품 중에서 통과된 두 작품 중 하나인 <기찻길>은 마네의 꾸준한 관심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네는 풍경화를 그렸던 잠깐의 시기를 제외하고 줄곧 인물과 시대상을 화폭 안에 담고자 했다. 당시 파리에서 가장 크고 분주했던 생라자르역을 배경으로 하는 이 그림은 두 명의 모델의 시선을 통해 감상자를 19세기 파리로 안내한다.
1874년에 마네는 총 4점을 파리 살롱전에 출품했지만, 오직 두 작품만이 받아들여졌다. 기찻길은 그 작품 중 하나인데 당시 일반 관람객들과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얻지 못했다. 마네가 이 그림에서 선택한 주제나 구성뿐 아니라, 결과물 자체가 당시의 회화 전통과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 작품은 1956년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갤러리에 기증되었다.
<기찻길>에는 두 명의 모델이 등장하는데, 성인여성은 동료화가이자 마네가 가장 아꼈던 모델인 빅토린 모렝이다. 모렝은 <올랭피아>와 <풀밭 위의 점심식사>을 통해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장본인이었지만, <기찻길>을 마지막으로 마네의 그림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나머지 한 명의 모델은 마네에게 정원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허락해준 동료의 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 모자를 쓰고 짙은 남색 옷을 입은 모렝은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하고 읽다 만 책 페이지 사이로 잠이 든 강아지가 보인다. 모렝 옆에는 그녀와 대비되는 흰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소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금발은 소녀는 유난히 흰 살갗의 팔을 철장 위에 얹은 채 뿌연 연기를 응시한다.
전체 프레임에서 모델인 모렝은 왼쪽에 배치되었는데 뒤로 보이는 배경은 파리의 생라자르역이다. 1873년의 생라자르역은 파리에서 가장 크고 분주한 기차역이었지만, 그와 같은 느낌을 이 그림에서는 받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야외를 소재로 한 그림에서는 자연을 배경으로 삼는데 반해, 마네는 당시 산업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상적 장면을 선택하고 그 안의 인물에 집중했다. 르누아르, 모네, 세잔 등과 마네가 구분되는 가장 큰 지점은 이와 같이 그가 풍경화보다는 도시적 풍경과 인물에 관심을 가졌다는 데 있다. 그림의 배경이 기차역이지만 철장 뒤로 보이는 건 흰 연기일 뿐, 실제 기차의 모습은 찾아볼 수는 없다. 관람객은 소녀의 시선과 흰 연기를 통해 마네가 담고자 했던 공간 안으로 초대된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미셸 푸코는 이 그림을 두고 마네가 캔버스의 앞면과 뒷면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상자는 비록 이 그림 앞에 서있지만 감상자를 등지고 서있는 소녀의 시선 때문에 마치 캔버스 뒤에 존재하는 듯한 세상을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를 선사한다는 것이다(Saison, 2004/2016, 47쪽). 흰 연기 사이로는 파리의 모던한 아파트의 모습이 비치는데, 이 또한 19세기 후반 유럽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은 시도로 보인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 Cachin, F.(1990). Manet: "Jai fait ce que j'ai vu". 김희균 역(1998). 마네: 이미지가 그리는 진실. 서울: 시공사.
- ・ Saison, M.(Eds.)(2004). Le peinture de Manet. 오트르망 역(2016). 마네의 회화. 서울: 그린비.
- ・ http://www.nga.gov/content/ngaweb.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