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별의 충돌이나 블랙홀 결합 등 질량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시공간이 일그러지면서 발생하는 파동.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예견했다. 이론으로만 존재하다가 2016년 2월 11일 라이고 관측소에 의해 처음으로 관측되었다.
목차
접기개요
중력파란 시공간이 뒤틀리면서 발생하는 파동(波動)을 말한다. 초신성 폭발이나 블랙홀의 충돌 등 급격한 질량 변화로 시공간이 일그러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력파를 처음 언급한 사람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다. 그는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파의 존재를 예견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질량이 있는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진다. 이때 발생한 시공간의 일렁임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는데, 이를 중력파라 한다. 호수에 돌을 던지면 일어나는 파문과 유사해 중력파를 ‘시공간의 잔물결(Ripple)’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은 중력파를 예견하면서도 중력파 검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검출하기에는 중력파가 너무 약하고 다른 물질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블랙홀의 존재도 믿지 않았다. 1916년 독일의 슈바르츠실트가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을 이용해 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증명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인슈타인은 슈바르츠실트의 이론은 수학적으로 흥미롭지만, 실제로는 그런 천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발생 원인
중력파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현상은 블랙홀의 결합(충돌)이다.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 공전하게 되면 그로 인해 중력파가 발생하면서 에너지를 상실한다. 그로 인해 두 블랙홀은 긴 시간 동안 가까워지다가 결국 충돌해 더 무거운 하나의 블랙홀이 된다. 이때 블랙홀의 질량 일부는 에너지로 바뀌어 충돌 마지막 순간에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한다. 블랙홀 충돌 이외에도 초신성 폭발이나 중성자별 충돌 등으로 인해 질량이 급격히 변화하면 시공간이 뒤틀리면서 중력파가 발생한다.
특징
중력파는 빛의 속도(광속, 光速)로 전달되는 횡파로 중력파원(GW Sources)이 되는 움직이는 물체나 계(界)로부터 바깥쪽으로 이동하며 퍼져나간다. 전자기파처럼 파동을 전달하는 매질이 없으며 물질과도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먼 거리까지 방해없이 전파될 수 있지만, 그만큼 측정이 어렵다.
관측
라이고(LIGO) 관측소
현대의 대표적인 중력파 관측 시설로는 라이고(LIGO)라 불리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가 있다. 라이고 관측소는 1992년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미국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으로 설립되었다. 라이고 관측소의 설립을 주도한 것은 1980년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물리학자들의 주도로 출범한 라이고 프로젝트다.
라이고 관측소는 미국 워싱턴 주 핸퍼드와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에 지어졌으며 2002년 무렵부터 본격적인 중력파 관측에 돌입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14개국 대학 연구소에 소속된 1,000명 이상의 과학자가 라이고 과학 협력단(LSC, LIGO Scientific Collaboration)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라이고 관측소에는 ‘ㄱ’ 모양으로 생긴 진공터널 형태의 레이저 간섭계가 설치되어 있다. 4km에 달하는 간섭계 끝에는 거울이 설치되어 있어 레이저를 발사하면 반사되어 되돌아오며, 이 과정에서 레이저 간 간섭이 일어난다. 반대로 중력파가 간섭계를 지날 경우에는 시공간이 왜곡되면서 빛의 거리가 변화해 간섭이 일어나지 않으며, 이러한 원리로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다.
비르고(VIRGO) 관측소
유럽의 중력파 관측소로는 비르고(VIRGO)가 있다. 2017년 8월부터 미국의 라르고 관측소와 합동으로 관측을 진행하고 있다. 관측 범위는 라르고 관측소(약 100메가파섹, 약 3억 2600만 광년)보다 짧은 약 70메가파섹(약 2억 2820만 광년)이다. 특히 유럽 대륙에서 미국의 라르고 관측소와 함께 삼중으로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력파 발생 위치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비르고 협력단은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과 이탈리아 연구그룹을 중심으로 200명 이상의 연구진으로 구성됐다.
관측 사례
2016년 2월 11일 라이고 관측소가 처음으로 중력파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라이고 연구진은 관측된 중력파가 약 13억 년 전 일어난 블랙홀의 충돌로 방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블랙홀의 충돌은 중성자별 충돌보다 더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한다. 충돌한 블랙홀의 질량은 각각 태양 질량의 29배와 36배 정도로, 두 블랙홀이 병합하면서 태양 질량의 약 3배 정도가 중력파 에너지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13억 년에 이르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중력파가 검출될 수 있었다. 블랙홀 간 충돌은 물론, 아인슈타인이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한 이후 중력파가 직접 관측된 것은 처음이다.
2017년 10월 중성자별 충돌로 발생한 중력파가 관측됐다. 1억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NGC 4993)에서 중성자별 2개가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빠르게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중성자별은 초신성 폭발 이후에 형성되는 밀도가 높은 천체다. 중심핵의 질량이 태양의 세 배 이상인 중성자별은 한없이 수축(중력붕괴)하면서 블랙홀이 된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 LIGO, https://www.ligo.caltech.edu
- ・ LIGO, 〈Gravitational Waves Detected 100 Years After Einstein's Prediction〉, https://www.ligo.caltech.edu/news/ligo20160211
- ・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강석기의 과학카페 260: 아인슈타인도 두 번 놀랐을 중력파 검출 성공〉, 2016.02.13,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