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다수에 의해 결정되는 내용이 그 구성원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와 달라지는 현상.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콩도르세가 발견하여 ‘콩도르세의 역설’이라고도 한다. 콩도르세는 ‘투표의 역설’을 방지하기 위해 후보자에 대한 투표자의 선호순위를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고안하기도 했다.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자였던 마르퀴 드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가 민주주의적 선거제도의 맹점을 지적한 표현. 수학자이며 정치학자였던 콩도르세는 다수결 투표로 결정한 내용이 그 집단 전체가 원래 생각했던 가장 이상적인 결과와 달라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투표의 역설’이라고 불렀다.
그는 세 사람의 후보자가 출마했을 때 투표자가 선호하는 1위 후보에만 투표하는 경우와 투표자가 선호하는 세 후보자의 우선순위를 투표에 반영할 때의 선거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를 들어 그의 역설을 설명했다. 콩도르세는 ‘투표의 역설’을 방지하기 위해 선호순위를 반영하는 제도를 고안했는데, 이 제도에 의하면 최악의 후보에 꼽히지 않은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 선거에서 ‘투표의 역설’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87년의 대통령 선거이다. 민주화 운동을 통해 쟁취한 대통령직선제로 치러지는 첫 선거여서 온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야권이었던 김대중, 김영삼 두 후보가 분열하면서 선거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의 3파전으로 진행되었다. 결과는 집권 여당의 노태우 후보가 37%, 김영삼 후보가 28%, 김대중 후보가 27%를 득표하여, 군부 출신인 노태우 후보가 국민 1/3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만일 김영삼 후보나 김대중 후보가 단일화하여 한 명만 출마했다면 둘 중 어떤 후보가 되더라도 노태우 후보보다 많은 득표로 대통령이 되면서 오랜 숙원이었던 문민정부를 수립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는 세 후보가 출마했더라도 콩도르세의 방법을 택했다면 노태우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투표자가 55%나 되므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콩도르세의 투표방식은 후보자들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의 정도를 투표에 반영하여 ‘투표의 역설’을 줄이자는 의도에서 고안된 것이지만 개인별로 다른 호감과 비호감의 척도를 표준화하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케네스 애로(Keneth Arrow)는 민주주의가 택하는 다수결의 원리가 합리적 의사결정을 낳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197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선거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