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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의 신화 한국 창세 신화

탁록대전

涿鹿大戰

인류의 타락과 싸움

인류의 타락

환웅이 세상을 다스린 지 아주 많은 세월이 흘렀다. 만물이 번창하니 생산물이 많아지고 생산물이 많아지니 사람들이 지니는 재물도 늘어났다. 당연히 욕심도 커져 서로 더 갖고자 다투기도 하였다. 길이 트여 다른 땅을 넘보기도 하였다. 사람이 세상 만물과 어울려 살던 시대는 끝난 것이다. 인류는 이제 갈등과 다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때 서방 중원은 기후가 좋고 땅이 기름져 보물창고 같았다. 중국 민족은 물론 여러 족속들이 탐을 내어 옮겨 살고자 하였다. 우리 동방민족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같은 족속끼리 뭉쳐 다른 족속을 미워하고 다투니, 큰 싸움을 부르는 불씨가 되었다.

싸움의 시작

이때 치우씨는 동방 백성을 거느리고 황하 이북 땅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안으로는 용감한 군사들을 많이 기르고 밖으로는 세상의 흐름을 바라보았다. 형제와 친척 가운데 81명을 뽑아 우두머리로 삼고,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황금을 캐어 칼과 창과 화살촉을 꾸준히 만들었다. 그러다가 서방 중원이 약해지는 것을 보자 드디어 군사를 이끌고 탁록으로 떠났다.

싸울 때마다 백전백승을 거두니, 한 해 동안에 무려 아홉 제후의 땅을, 다음 한 해 동안에 다시 12제후국을 빼앗았다. 그 기세가 비바람과 같아 세상 만물과 사람들이 두려워 떨었다. 서방 중원의 민족들은 간담이 서늘하여 도망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버렸다.

탁록대전의 과정

이때 서방 중원의 황제는 유망이었다. 유망은 장수 소호를 불러 치우씨를 막으라 했다. 하지만 치우씨가 거대한 옹호창을 휘두르며 신출귀몰 안개까지 불러일으키니 모두 넋을 잃었다. 결국 유망은 소호와 함께 탁록으로 달아났다.

이에 치우씨도 군사와 무기를 가다듬은 뒤 탁록으로 쫓아갔다. 탁록의 들판을 에워싸고 유망과 소호의 군대를 치니 시체가 들판에 가득하고 피 냄새로 천하가 진동했다. 유망과 소호는 달아나고 치우씨는 드디어 서방 중원의 황제 자리에 올랐다.

이때 서방 중원에 헌원이란 이가 있었는데 자신이 서방의 임금이 되고자 치우씨한테 싸움을 걸었다. 싸움은 10년 동안 무려 70여 차례나 계속 되었다. 하지만 치우씨의 장수들은 전혀 피로해 하지 않았고 병사들은 후퇴할 줄을 몰랐다.

치우씨가 장수들로 하여금 비바람과 구름을 크게 일으키고, 군사들로 하여금 헌원의 군대를 사방에서 치게 하니, 헌원의 군사들 가운데 죽은 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고 흘린 피는 100리 너머까지 붉게 흘렸다고 한다.

그러자 헌원도 치우씨를 본받아 갑옷과 투구를 만들어 쓰고 쇠로 무기를 만들어 다시 싸움을 걸었다. 치우씨는 전차를 만들어 거뜬히 물리쳤다. 바람과 구름과 비가 거칠게 몰아치고, 쇠로 만든 창과 활이 햇빛과 별빛에 번쩍대며, 어디로 달아나든 전차로 끝까지 추격하니 헌원의 군대는 허둥대며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치우씨는 자욱한 안개를 들판 가득 불러일으켰다. 헌원의 군사들은 안개 속을 헤매다가 마침내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탁록의 들판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이로써 치우씨는 서방 중원의 회남 ・ 산동 ・ 북경 ・ 낙양의 땅을 모두 차지하고 탁록의 들판에 치우성을 높이 쌓고 치우기를 높이 세운 뒤, 회남 ・ 산동 땅에 자리를 잡았다.

탁록대전이 끝나고

싸움이 끝나자 세상은 다시 평온해졌다. 어느 날 치우씨는 하늘을 우러러 우주의 흐름을 살펴보고 사람들의 마음을 굽어보았다. 서방 중원의 기운은 점점 더 번창할 것이고, 헌원의 백성들은 다시 굳게 모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치우씨는 문득 깨달았다.

'저들을 다 죽일 수는 없다. 또 그래서는 안된다. 인륜의 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각기 임금을 섬기는 법인데 쓸데없이 죄 없는 백성들만 죽일 수는 없다.'

그래서 헌원이 동방 민족을 넘보지 못하도록 마지막으로 크게 무찌른 뒤 군사를 돌이켜 서방 중원에서 물러나 회남 ・ 산동 땅으로 나왔다. 그리고 두 땅을 굳게 지켜 헌원이 더 이상 동방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였다.

치우씨의 뛰어난 혼과 씩씩한 넋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았다. 치우씨가 물러나오기는 했지만 서방 중원은 빠르게 기울어지고 유망은 황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대신 헌원이 치우씨를 대신하여 서방 중원을 차지하고 드디어 황제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치우씨의 명성과 위엄 때문에 늘 마음이 편치 않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베개 한 번 높이 베지 못하고 편히 눕지를 못했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산 속을 헤쳐 길을 만들어도 편안하게 지내지 못하고 탁록의 강가에 도읍을 정하고도 이리저리 쫓겨다니느라.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살지 못했으며, 군사와 병졸들로 하여금 늘 문을 굳게 지키게 했다" 고 하니 헌원이 치우씨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알만하다.

탁록대전이 끝나고 삼백여 년 동안 세상은 조용하였다. 천하가 태평하자 환웅은 하늘로 오르고, 고시씨와 여러 사람들은 환웅의 아들 단군을 동방 민족의 임금으로 받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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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무 집필자 소개

저자 아침나무는 8명으로 구성된 전문 작가 모임으로, 아동물에서 일반물에 이르는 다양한 도서를 함께 생각하고 기획하며, 집필한다. [세계의 전설] 역시 기획부터 집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인..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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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신화
세계의 신화 | 저자아침나무 | cp명(주)삼양미디어 도서 소개

초자연적이고 합리적인 허구의 세계 신화! 그 속에 우리 삶의 철학과 근간이 들어 있다! 세계의 신화는 크게 우리 신화와 서양 신화와 동양 신화로 나누었다. 그리스 로마..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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