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줄거리

이 영화의 주제곡인 ‘I will wait for you’(영어 번역곡)가 흘러나오며 1부 이별이 시작된다.^각주1) 이야기는 기의 직장인 정비소에서 시작된다. 기는 야근을 해보겠느냐는 사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신이 나서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데, 기의 여자 친구 쥬느뷔에브가 소개된다.^각주2) 우산 가게 안에서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며 기를 기다리던 쥬느뷔에브는 그의 모습을 보고 가게를 뛰쳐나가 포옹하면서 저녁에 극장에 갔다가 춤추러 가자고 약속한 뒤 손님을 맞으러 다시 가게로 들어간다.^각주3)

귀가한 기는 대모를 보고 키스를 하며 잔뜩 신이 나 있다. 이때 기는 대모를 보살피러 들어온 마들렌과 마주친다. 기와 쥬느뷔에브는 극장에서 만난다.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아 시침핀이 잔뜩 꽂힌 쥬느뷔에브의 옷 때문에 기는 그녀에게 손도 올리지 못한다. 극장에서 나와 댄스 클럽으로 들어간 둘은 춤을 추지만 쥬느뷔에브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나와 걱정한다. 댄스 클럽에서 나온 뒤 항구를 걸으며 둘은 결혼에 대한 꿈을 이야기한다. 기는 쥬느뷔에브가 그녀의 엄마에게 자신에 대해 말해주길 원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너무 어려서 엄마가 허락해 주지 않을 거라며 걱정한다.

다음 날 쥬느뷔에브는 기를 사랑한다고 엄마에게 고백하며 결혼하겠다고 한 뒤 엄마에게 크게 혼이 난다. 그런 와중에 쥬느뷔에브의 엄마 에물리 부인은 시에서 세금을 일만 프랑이나 내라는 통보를 받고서 돈을 구할 궁리를 하다가 자신의 진주 목걸이를 팔려고 보석상에 갔으나 보석상은 매몰차게 거절한다. 하지만 그 옆에 서 있던 다이아몬드 상인 카잘이 그의 목걸이를 사주기로 하고 다음 날 만남을 약속한다. 다음 날 쥬느뷔에브는 기를 만나겠다며 나가버리고, 에물리 부인은 다이아몬드 상인 카잘이 자신과 약속을 지키러 와 준 것에 고마워하며 얘기를 나누다가 그를 딸의 남편감으로 생각하곤 저녁 초대를 한다.^각주4)

한편 쥬느뷔에브는 기에게 자신들의 사랑을 엄마한테 말했다며 몰래라도 결혼을 하자고 하지만 기는 알제리 사태로 군대 입영 영장을 받아 잠시 동안 헤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쥬느뷔에브는 기에게 사랑의 증표로 자신의 순결을 바친다.^각주5) 집으로 돌아온 쥬느뷔에브는 엄마에게 자신의 상황을 말하며 우울해 한다.^각주6) 얼마 후 입대하는 기는 노쇠한 대모와 마들렌의 인사를 받으며 집을 나서고 쥬느뷔에브와 슬픈 이별을 한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며 2부 고독이 전개된다.^각주7) 기가 떠난 뒤 쥬느뷔에브는 그의 편지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중 쥬느뷔에브는 엄마에게 임신을 했다고 고백한다.^각주8) 에물리 부인은 걱정을 하며 카잘에게 사실을 말하려고 그와 저녁식사를 하는데 쥬느뷔에브는 지쳐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그 사이 카잘은 에물리 부인에게 자신이 많이 서툴지만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쥬느뷔에브와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한다.^각주9) 카잘은 자신이 사랑에 실패하고 살다가 쥬느뷔에브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며 진심으로 고려해 줄 것을 부탁하고 집을 나선다. 시간이 흘러 기로부터 답장을 받은 쥬느뷔에브는 임신한 자신을 볼 수 없어 슬프다는 그의 편지를 보며 위안을 얻는다.

쥬느뷔에브는 아이와 함께 지내며 카잘의 청혼을 거절한다. 기에 대한 사랑을 고집하는 쥬느뷔에브에게 에물리 부인은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며 딸을 카잘과 결혼시키려 노력한다. 카잘은 그녀에게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키우겠다고 약속하며 구애를 한다.^각주10) 쥬느뷔에브는 기를 기다리다 지친 탓에 카잘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결혼 준비를 한다. 결혼식을 치른 둘은 그날 바로 프랑스를 떠난다.

쥬느뷔에브가 결혼해 쉘부르를 떠난 얼마 후 기가 돌아오며 3부 귀환이 시작된다.^각주11) 전쟁에서 살아남아 돌아온 기는 총에 맞아 다리를 절며 그의 대모에게 돌아온다. 그는 대모에게서 쥬느뷔에브의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각주12) 기는 자신이 예전에 일하던 정비소에서 일을 하지만 그곳에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결국 해고당한다.^각주13)

기는 회사를 그만두고 거리를 걸으며 쥬느뷔에브와 함께 간 찻집에 들러 그녀를 떠올리고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그는 어느 술집에 들어가서 제니라는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방탕한 하룻밤을 보낸 뒤 집에 돌아갔을 때 기는 마들렌에게서 대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진다.^각주14) 대모가 죽고 더 이상 집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 마들렌은 기에게 떠나겠다고 말하지만 기는 그녀를 붙잡는다. 마들렌은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가 싫다며 거절하지만 기는 마들렌이 필요하다며 간곡히 붙잡아 결국 마들렌은 기와 함께한다.^각주15) 마들렌과 같이 살며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간 기는 대모가 물려준 재산을 털어서 주유소를 구입한다. 그리고 그를 걱정하는 마들렌에게 결혼해 달라고 청혼한다. 기와 마들렌은 결혼해 프랑수아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을 낳고 자신들의 주유소에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각주16)

크리스마스 이브, 쉘부르에 눈이 내린다. 아내 마들렌이 아들 프랑수아의 선물을 사러 시내에 나가고 기가 혼자 있는 주유소 앞에 벤츠가 한 대 멈춰 선다. 차에서 내린 쥬느뷔에브. 그들은 서로를 보며 감정이 엇갈린다.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흐르고 그들 가슴엔 그리움과 아쉬움이 물결친다. 기가 편지하지 못한 이유를 말해주자 쥬느뷔에브는 차 안의 어린 소녀를 보여 준다. “이 애는 프랑수아즈, 프랑수아즈는 당신을 닮았어요”라고 말하고는 멀어져 간다. 기가 떠나가는 쥬느뷔에브를 물끄러미 쳐다볼 때 아내와 아들 프랑수아가 선물을 들고 뛰어온다. 기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행복하게 아들 프랑수아와 눈 속에서 뒹군다.

제작 배경

〈쉘부르의 우산〉은 프랑스가 알제리 독립전쟁에 참가한 1957년 영불 해협을 마주한 작은 도시 쉘부르를 무대로 우산 가게를 운영하는 홀어머니와 사는 쥬느뷔에브와 청년 기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주제곡과 함께 영화 안 모든 대사들은 노래로 되어 있다. 주인공 카트린느 드뇌브의 노래는 목소리의 협주곡으로 잘 알려진 다니엘 리카리(Danielle Licari)가 맡았다.

미셸 르그랑(Michel Legrand)은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음악을 작곡했는데 감미로운 곡들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자크 드미 감독은 알제리 독립전쟁이 프랑스 사회에 미친 영향을 보여 주기 위해 다소 익숙한 멜로드라마의 사랑 이야기를 끌어들여 담담하게 사회적 시선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영화가 발표되었을 당시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프랑스 비평가들은 모든 대사의 노래 처리가 우스꽝스럽다는 호된 질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 흥행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프랑스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 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감독한 자크 드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쓴 〈쉘부르의 우산〉은 노랫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영화는 뮤지컬과 다른 차원의 독창적 무대 예술이었으며 실험적 샹송 오페레타이기도 했다. 〈쉘부르의 우산〉의 영상은 프랑스 작은 도시의 지역적 환경을 뛰어나게 보여 주고 있는데, ‘영상의 시인’이란 별명을 가진 자크 드미 감독의 화려한 색채가 아름답다. 드미는 사진학교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컷마다 움직이는 예술 사진을 보는 듯하다. 영화 도입부부터 상상을 초월한 입체 공간이 조형미를 발산한다. 그의 아내 아네스 바르다(Agnès Varda) 또한 사진작가였다. 그림 같은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이들의 힘이 컸다.

감상 포인트

〈쉘부르의 우산〉은 자크 드미가 시나리오까지 쓰면서 노랫말을 강조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음악으로 승화되지 않은 일상적인 대화는 찾을 수 없다. 이전까지 만들어졌던 영화와는 달리 〈쉘부르의 우산〉은 그 대사가 모두 음악적인 리듬을 타고 표현되고 있다. 말하자면 오페라와 같은 양식을 현대극 뮤지컬 영화에서 시도한 형식이 되는 셈이다. 예컨대 ‘위(Oui: yes)’라든가 ‘농(Non: no)’ 따위 짧은 대사를 말하는 경우에도 이것을 완전히 리듬에 올려놓았으니 〈쉘부르의 우산〉은 형식적인 장르에서도 충격적인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 대사를 노래하는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통의 대사를 듣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 드라마 속으로 젖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노래는 오페라의 아리아풍도 아니며 미국의 전형적인 뮤지컬에서 들을 수 있는 스타일과도 다르다.

그보다도 더 재미있는 것은 전편에 걸쳐서 얄미울 정도로 적절히 살아 있는 재즈의 선율인데, 작곡자 미셸 르그랑의 다면성이 아주 훌륭하게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 전선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온 주인공 기가 다시 복직한 자동차 수리 공장의 시퀀스에서 쓰인 빅 밴드 편성의 재즈 리듬은 자포자기한 주인공의 심리를 상징하는 이중 효과로 작품 전체에서도 압도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이처럼 오페라에 가까운 형식, 100% 뮤지컬 영화이기는 하나 결코 양식적인 과장이 전혀 없다는 것이 〈쉘부르의 우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운드 트랙

1. Premiere Partie
2. Novembre 1967
3. Generique
4. Scene Du Garage
5. Devant Le Magasin
6. Chez Tante Elise
7. Dans La Rue
8. Au Dancing
9. Sur Le Quai
10. Dans Le Magasin De Parapluies
11. Chez Dubourg, Le Joaillier
12. Dans Le Magasin
13. Devant Le Farage
14. Chez Elise
15. A L’Appartement
16. Adieux A Elise
17. La Gare(Guy S’en Va)
18. Deuxieme Partie
19. L’Absence / Janiver 1958
20. Dans Le Magasin
21. Le Diner
22. Recit De Cassard
23. La Lettre De Guy
24. Mars 1958
25. Le Carnaval
26. Le Mariage
27. Troisieme Partie
28. Retour De Guy
29. Chez Elise
30. Le Garage(Dispute)
31. Guy Au Cafe
32. La Boite A Matelots
33. Duo Guy / Madeleine
34. Juin 1959
35. La Terrasse Du Cafe
36. Decembre 1963
37. La Station - Service
38. Final
39. Watch What Happens(Bonus Tracks)
40. I Will Wait For You(Bonus Tracks)
41. Maquettes De Travail Inedites, Piano & Voix(Bonus Tracks)
42. Chez Tante Elise(Bonus Tracks)
43. Recit De Cassard(Bonus Tracks)
44. I Will Wait For You(Bonus Tracks)
45. I Will Wait For You(Bonus Tracks)

감독 및 출연

감독 : 자크 드미(1931~1990)

자크 드미 감독이 국제적으로 가장 유명하게 된 것은 프랑스에서 만든 유명한 뮤지컬 〈쉘부르의 우산〉(1964) 덕분이다. 첫 장편인 〈롤라〉(1961)를 완성하기 이전까지는 단편을 주로 만들었다. 〈롤라〉 이후 〈천사들의 해안〉(1963), 〈로슈포르의 숙녀들〉(1967), 〈당나귀 공주〉(1970), 〈남자는 괴로워〉(1973), 〈파킹〉(1985) 등이 있다.

배우 : 카트린느 드뇌브(1943~ )

카트린느 드뇌브는 1943년 10월 22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13세의 어린 나이에 〈황혼기의 소녀들〉로 영화계에 입문한다. 20세 때 〈쉘부르의 우산〉에 출연해 청초하고도 우아한 모습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혐오〉(1965), 〈세브린느〉(1967), 〈폴라 X〉(1999), 〈어둠 속의 댄서〉(2000), 〈머스킷티어〉(2001), 〈나는 집으로 간다〉(2001), 〈8명의 여인들〉(2002)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더 걸 온 더 트레인〉(2009), 〈현모양처〉(2010), 〈비러브드〉(201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