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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독수리

SL 벤피카(이하 벤피카)는 1904년에 창단됐다. 그루푸 스포르트 리스보아(Grupo Sport Lisboa)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디뎠는데, 이후 1906년 그루푸 스포르트 벤피카(Grupo Sport Benfica)와 손을 잡으면서 스포르트 클루브 지 벤피카(Sport Clube de Benfica)로 이름을 바꾸었다. 두 클럽은 한 이름으로 활동하면서도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클럽의 이름이 스포르트 리스보아 에 벤피카(Sport Lisboa e Benfica, 리스본과 벤피카의 스포츠 클럽)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약칭 벤피카라고 불리지만, 두 클럽은 지금까지 동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벤피카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성공적인 클럽이다. 2011/12시즌까지 66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이것은 라이벌 스포르팅 리스본과 FC 포르투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벤피카는 1933년 포르투갈 리그 창립 멤버로 시작해 지금까지 1부 리그에서 강등되지 않았다. 유럽 클럽대항전에서도 포르투갈 클럽으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1960/61, 1961/62시즌에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전성기를 달리던 벤피카는 1990년대까지 FC 포르투와 스포르팅 리스본에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와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조르제 제수스가 차례로 팀을 이끌면서 다시 예전의 영광을 상당 부분 되찾았다.

벤피카의 유명 선수로는 포르투갈의 국민영웅 에우제비우^각주1) 가 있다. 그는 614경기에 출장하여 638골을 기록했다. 에우제비우는 여전히 클럽 최다골 기록 보유자로 남아 있다.

엠블럼 변천사

엠블럼 스토리

벤피카의 엠블럼 맨 위에는 팀의 상징인 독수리가 버티고 있다. 독수리는 자주성과 권위 그리고 고결함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벤피카는 실제로 홈경기에서 팀의 상징인 독수리를 하늘로 날리는 의식을 치른다. 이 독수리의 이름은 빅토리아다.

독수리 발밑에 펼쳐진 초록색과 빨간색의 깃발에는 라틴어로 쓴 벤피카의 모토가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팀 중에서도 단 하나(E PLURIBUS UNUM)’라는 뜻이다.

방패를 품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전거 바퀴다. 벤피카는 종합 스포츠 구단인데, 사이클팀에서 시작됐다.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구단의 노력이 엿보인다.

방패는 흰색과 빨간색으로 양분돼 있는데, 두 색깔은 벤피카의 상징색이다. 축구팀의 유니폼도 빨간색과 흰색으로 이뤄져 있다. 두 색깔이 벤피카를 상징하게 된 일화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1904년 벤피카의 구단주는 영국 직물 공장이 보낸 카탈로그 중에서 빨간색과 흰색을 선택했고, 그 색깔은 전통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방패와 그 안에 있는 축구공을 가로지르는 하늘색 깃발에 새겨진 알파텟 S.L.B.는 팀명인 ‘스포르트 리스보아 에 벤피카’의 약자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소시오

FC 바르셀로나에만 소시오가 있는 게 아니다. 벤피카의 소시오는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세계기네스협회는 2006년 11월 9일 벤피카의 소시오 160,398명을 가장 많은 유료 회원 수로 인정하고 기네스북에 등재했다. 벤피카는 2004년 5월부터 소시오 정책을 실시했고, 성공적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2009년 9월에는 20만 번째 소시오가 탄생했다. 이처럼 벤피카는 포르투갈 내에서도 많은 팬을 끌어모았고 국제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와 같은 유럽 국가뿐 아니라 호주, 브라질, 캐나다와 같은 국가에도 벤피카 서포터 조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