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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 10월, 영국 세인트메리병원의 연구원인 존 샌더슨(John Sanderson, 1828~1905)은 페니실린 속 곰팡이에 오염되어 있는 물을 멸균하면 세균이 포함되어 있는 공기에 노출되더라도 배양액이 혼탁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곰팡이의 항생작용에 의해 세균이 자라지 못하는 결과를 곰팡이가 자라지 않는 것으로 잘못 해석하여 “곰팡이만 공기로 전염될 수 있고 세균은 공기로 전염되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주장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샌더슨은 곰팡이의 멸균 효과를 발견한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수술 시 무균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조지프 리스터(Joseph Lister, 1827~1912)와 파스퇴르도 특정 미생물이 존재하면 다른 미생물이 자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889년에 장 폴 뷔유맹(Jean Paul Vuillemin, 1861~1932)은 공생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항생(antibiosis)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그 후 여러 학자들이 곰팡이가 항균 효과를 지닐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항생제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1881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알렉산더 플레밍은 1901년에 세인트매리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세균학을 연구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야전병원에서 파견근무를 하면서 석탄산(페놀)과 같은 살균제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전염병으로 생명을 잃는 부상병들이 많다는 사실에 자극받았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효과적인 살균제를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1928년, 플레밍은 곰팡이의 멸균 능력을 가진 물질을 분리하려는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항균력을 지닌 물질을 발견하기는 했으나 그 효과가 작은 것에 실망하여 곰팡이로부터 유효한 성분을 찾아내려는 연구를 중단해버렸다. 그는 자신이 다루고 있는 물질이 포도알균, 폐렴연쇄구균, 뇌막염균, 임질균, 디프테리아균 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곰팡이로부터 얻은 물질의 항균력이 우수하기는 하나 생체 내에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후 연구를 중단한 것이다. 곰팡이의 배양액이 항균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는 가끔씩 발표되고 있었으므로 이것은 다른 학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수년 후 도마크의 연구 결과를 알게 된 플레밍은 세균 감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학요법에 사용할 항생제는 합성을 통해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곰팡이와 같은 생명체로부터 항생물질을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고, 그의 연구 결과는 수년 후 플로리와 체인이 관심을 가져줄 때까지 수면 상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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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으로 인해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짚어본다. 인문적 시각으로 바라본 전염병의 역사 속에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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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항균성 물질 – 세상을 바꾼 전염병, 예병일,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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