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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시계를 맞추느라고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전파시계는 영어로는 '라디오 시계'라고 하는데, 라디오 시보의 신호에 맞춰져 시간의 오차가 없는 전파시계에는 과연 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

전파시계는 표준 전파 송신소에서 보내는 전파 정보에 반응해 자동으로 시간을 맞추어주는 시계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송신소 하나가 파괴되자 많은 기관에서 시계 맞추기가 곤란했을 정도로 일본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전파시계는 일본 시계 산업이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한 돌파구 역할을 했다. 한때 스위스의 고급 시계와 아시아의 저렴한 시계 사이에서 일본 시계업계는 곤경에 빠져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다. 이때 개발된 전파시계는 정확한 시간이라는 부가가치를 더해 일본 시계 산업의 부활을 가능하게 했다.

표준 전파 송신소는 일본 내에 두 곳이 있다. 후쿠시마 현의 오오타카도야, 후쿠오카 현의 하가네 등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현의 송신소가 파괴되어 복구까지 수개월이 걸려 전파시계 분야도 그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두 송신소에서 보내오는 전파는 주파수가 다르다. 후쿠시마 현에서는 40킬로헤르츠, 후쿠오카 현에서는 60킬로헤르츠의 장파가 이용되고 있다. 주파수가 동일하여 간섭으로 인한 오동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파 벽시계의 경우에는 가까운 송신소 방향으로 설치하면 감도가 좋아진다.

송신소에서 보내온 전파는 일본의 정확한 표준 시간을 알려주는데, 이 시간은 '세슘 빔 원자 주파수 표준기'라고 불리는 시계에 의해 정해진다. 세슘은 초당 91억 9263만 1770번 정확하게 진동하는 전자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이 성질과 수정 발진(水晶發振)으로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이 시계의 오차는 대략 10만년에 1초로 해당분야의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오차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상당히 정확도가 높다.

전파시계 내에 라디오 방식의 수신기를 짝지어 일정 시간 간격으로 전파를 수신한다. 수신된 전파는 내장 집적회로에서 해독되어, 전자시계의 오차를 보정해 자동으로 시곗바늘이 맞춰지도록 해준다.

또한 국외에서도 표준 전파를 발신하고 있는 나라가 많이 있지만, 나라마다 주파수가 다르므로 만약 외국에 갈 경우에는 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최근은 모든 나라의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시계도 시판되고 있으나, 해외에서 사용할 때에는 자신의 시계가 어느 나라 전파용인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