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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는 농업과 수공업의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조세의 금납화로 화폐 유통이 활발해지며 상업이 발달하였다. 이로 인해 서울의 칠패, 송파 등 도성 주변의 상인과 개성, 평양, 의주, 동래 등 지방 상인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개성의 송상은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인삼을 재배·판매하였다. 그리고 서울의 경강상인은 해상운송업으로, 의주의 만상과 평양의 유상은 대청(對淸)무역으로, 동래의 내상은 대일(對日)무역을 통해 규모를 키워나갔다.

18세기 중엽에는 전국적으로 1천여 개에 이르는 지방 장시가 개설되었다. 이 장시들은 5일마다 열리는 5일장이 주를 이루었고 일부는 상설시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경기도 광주의 송파장, 은진의 강경장, 덕원의 원산장, 창원의 마산포장은 전국을 연결하는 유통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시장간의 유통은 등짐으로 물품을 운반하는 보부상이 담당하였다. 조선은 육상운송보다 해상운송이 발달하여 강과 바다의 포구에는 선상(선박을 이용한 상인), 객주(중개상인), 여각(여관업자)이 상행위를 주도했다. 특히 경강상인은 대표적인 선상으로 쌀, 소금, 어물 등을 교역하였다.

국내 상업의 발달과 함께 대외무역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7세기 중엽 이후에는 국경지대인 중강, 경원, 회령, 왜관에 공식 무역시장인 개시가 열렸고, 책문, 왜관에는 사무역인 후시가 열렸다. 책문후시는 1년에 4~5차례 열렸으며, 한 번 열릴 때마다 10여만 냥의 은(銀)이 유통되었다. 국경무역 상인들은 사신 왕래에 동행하며 무역을 했다. 초기에는 통역관들이 이익을 얻었으나 점차 만상, 유상, 송상, 내상이 독점하였다.

조선이 청에 수출한 주요 품목은 금, 인삼, 종이, 소가죽, 모시, 모피 등이었으며, 특히 홍삼은 청나라에서 가장 선호하는 물품이었다. 그리고 비단, 약재, 보석류, 문방구, 신발류 등을 수입하였다. 조선은 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을 일본에 되파는 중계무역을 하며, 일본으로부터 은, 구리, 황, 후추 등을 수입했다.

상인들은 화폐뿐만 아니라 환이나 어음 같은 신용화폐도 사용하였다. 신용화폐의 등장은 화폐경제가 크게 진전되어 거대 상업자본이 성장했음을 알려준다. 상업의 발달과 함께 부를 축적한 상인도 생겨났다. 특히 청과의 인삼교역권을 독점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한 만상 출신의 임상옥은 이 시기 활발했던 상업활동의 수혜자였다.

조선 후기의 경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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