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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불교이야

극락회상도

다른 표기 언어 極樂會上圖 동의어 아미타불의 극락세계

아미타불은 극락세계를 주재하는 부처이다. 과거 세자재왕(世自在王)여래 시절에 법장(法藏) 비구는 48가지 큰 서원(誓願)을 세웠다. 10번의 염불로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서원하며, 임종할 때에 아미타불이 나타나기를 서원하며, 염불하는 모든 중생이 극락에 왕생하기를 서원하며, 극락에 왕생하는 사람은 바른 깨달음을 이루기를 서원하며, 극락에 왕생하는 사람은 악도에 떨어지지 않기를 서원하며,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사람은 장수하고 광명이 한량없기를 서원하였다.

아미타불탱(천은사, 1776년, 견본, 361×276cm)

아미타불탱의 전형. 8보살이 된 대신 6제자로 줄여 조절하고 사천왕도 제자리를 차지한다. 각 존상의 이름을 써 놓아 이 시기 도상의 유형을 알려주는 좋은 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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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극락에 이르게 하겠다는, 그래서 청정한 국토를 만들고 신통력을 얻어 한량없는 수명과 광명을 누리게 하겠다는 서원이었다. 그리고 법장 비구는 이를 실천함으로써 아미타불이 되었다. 따라서 중생들은 아미타불의 서원력에 의지해서 그 도움을 받아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이상의 세계 극락(極樂)에 이를 수 있다.

미타삼존(무위사 극락전 벽화, 1476년, 270×210cm)

벽화로 그린 미타삼존. 아미타불 좌상과 관음·지장보살 입상의 삼존. 6비구 이외에는 구름 위의 분신불밖에 없는 간결한 회중 구성. 관음·세지의 미타 협시 대신 여기처럼 극락과 연관성 있는 보편적인 관음·지장을 협시로 구성한 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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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은 단순히 즐거움으로 가득 찬 하늘나라가 아니다. 하늘나라도 결국은 윤회세계의 하나인데 이를 넘어 윤회의 사슬을 끊어버린 해탈의 경지, 열반의 세계가 극락인 것이다.

중생이 생사에 윤회하는 세계는 셋이 있어 삼계(三界)이다. 이는 끝이 없는 큰 바다와 같은 괴로움의 세계이므로 고해(苦海)이다.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 꿈틀거리는 욕계(欲界)는 육도(六道) 곧 육취(六趣)를 이루어 윤회하는 세상이다. 천상(天上)과 인간계(人間界)와 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이 육취이다. 사람들이 사는 지상보다 더 좋은 천상이 있고, 그 하늘은 또 여섯 세계나 있으니 지상으로부터 가까운 순서대로 수미산의 사주(四洲)를 수호하는 사천왕천(四天王天), 제석천(帝釋天)이 주재하는 도리천(忉利天), 시간에 따라 즐거움을 받는 야마천(夜摩天), 미륵이 머물고 있는 도솔천(兜率天), 남이 만든 즐거움을 자신의 쾌락으로 삼는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 수미산에 이어있다. 이 욕계와 6천 위에 음욕과 탐욕을 떠나 절묘한 물질로 이루어진 색계(色界)가 있다. 4가지 선정을 수행하는 사선천(四禪天)으로 구성되어 범천(梵天)을 비롯한 18천을 이룬다. 다시 색계를 초월하여 정신만이 존재하는 고도의 정신적 세계인 무색계(無色界)가 있다. 물질을 멀리하고 고도의 명상에 잠기는 자가 태어나는데, 최고의 경지인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을 정점으로 4천이 있다. 그래서 하늘은 모두 28천이 된다. 그러나 천계는 육도의 하나로서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 세상이다.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천은사)

세지보살의 온전한 모습. 다른 6보살과는 달리 정면관으로 전면을 다 드러내 보살 복장과 자세를 낱낱이 보여준다.

ⓒ 풀빛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천은사)

세지보살의 온전한 모습. 다른 6보살과는 달리 정면관으로 전면을 다 드러내 보살 복장과 자세를 낱낱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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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형상에 매달린 중생들의 마음은 자꾸 육도에 눈길이 간다. 천상이 좋지만 하늘에 다시 태어나는 것은 육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므로 궁극의 목표가 아니다. 그렇지만 공덕을 쌓아 천계로 간다는 것은 인도에서부터 보편적인 관념이었다. 이렇게 이미 상식화된 천계의 관념은 불교도들 사이에서도 널리 신봉되게 되었다. 천상에 태어나기 위해서 보시와 같은 선행을 하고 공덕을 쌓는다는 것은 종교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불교에서도 생천의 관념을 공인하였으며 그 의의를 불교 교리체계 속에 수용하였다.

사람을 바른 불교로 인도하는 데에는 3단계의 가르침이 있다. 첫째는 보시를 실천하고 계행을 지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다고 가르쳐서 선인선과(善因善果)·악인악과(惡因惡果)의 업보설을 믿게 한다. 다음에 욕망이 바로 악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서 욕망을 버리도록 가르친다. 세번째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던 그릇된 선입관이 제거되면, 4성제와 8정도의 가르침을 열어서 이를 믿도록 한다. 그리하여 진실에 비로소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차례로 불법의 진리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차제설법(次第說法)이라고 한다. 이는 출세간과 세간의 양차원의 관념이 상호 변용되어 관계를 맺어 가는 역동적인 움직임이었다.

미타구존도(고려 1307년, 노영, 흑칠금니, 22.5×13.0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8대보살을 아래에 배치하고 아미타불이 설법하는 그림. 맞은편에는 고려 태조가 금강산에 가서 담무갈보살의 현신을 보고 예배하는 장면과 지장보살을 그렸다. 그린이 노영(魯永)을 알 수 있는 보기 드문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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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설법도(1831년, 비단, 慶郁 등, 134.8×188.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여러 보살과 십대제자 및 성중들이 모인 가운데 설법하는 아미타불. 국왕과 왕비, 빈궁, 세손의 장수를 기원하여 그렸음을 화면 중앙에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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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평범한 인간들은 현세에서의 행위에 따라 육도를 맴돈다. 이런 세계로부터 벗어나 완전한 자유·해탈을 얻고자 하는 것이 불교 수행의 목표이다. 그런데 윤회는 모든 행위는 그에 따른 결과가 있다는 인과관계의 법칙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행위 곧 업(業)은 신체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언어나 의식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이 이것이다. 이에 따라 업은 운명이 아니라 의지의 자유가 되는 것이며 인간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것이 된다.

윤회는 생명의 무한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마음은 찰나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생명의 움직임인 한 윤회는 움직임을 본질로 하는 마음의 차원 곧 의식의 차원에서 파악된다. 윤회는 근본적으로 인간 의식의 문제이며 인간의 내부에서 파악되는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의식의 변혁을 통해 고통의 세계인 현실이 곧바로 열반이라는 이상세계로 개조될 수 있다.

그렇게 열리는 이상세계·극락정토는 염불을 통해 자기만이 도달하는 피안의 낙원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현실이다. 자신의 이익이 사회화된 곳에 정토의 세계가 열린다. 개인적인 해탈의 사회화가 바로 정토이다. 여기에 아미타불 본원력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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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극락은 윤회를 넘어선 해탈의 경지이다. 심신의 욕락이 모두 제거된 정화된 땅 정토(淨土)인 것이다. 이런 극락세계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의 광경을 그린 것이 미타탱 곧 극락회상(極樂會上)이다. 아미타불 주위로 제자들과 보살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영산회상과 마찬가지이다. 보살들은 대체로 8대 보살을 그린다.

이런 극락세계를 경전에서는 어떻게 설하고 있을까. 『아미타경』의 설명은 이렇다.

그때 부처님께서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억불국토를 지난 곳에 극락이라고 하는 세계가 있다. 거기에 아미타불이 계시어 지금도 법을 설하신다. 사리불이여, 저 세계를 왜 극락이라고 하는 줄 아는가? 거기에 있는 중생들은 아무 괴로움도 없이 즐거운 일만 있으므로 극락이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극락세계에는 일곱 겹으로 된 난간과 일곱 겹의 구슬로 장식된 그물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는데, 모두 다 금·은·유리·파려의 네 가지 보석으로 눈부시게 장식되어 있다.

극락세계에는 또 칠보로 된 연못이 있고, 그 연못에는 여덟 가지 공덕이 있는 물로 가득 찼으며, 연못 바닥은 금모래가 깔려 있다. 연못 둘레에는 금 은 유리 파려의 네 가지 보석으로 된 네개의 층계가 있고, 그 위에는 누각이 있는데 금·은·유리·파려·진주·마노·호박으로 찬란하게 꾸며져 있다. 그리고 그 연못 속에는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피어 푸른 빛에서는 푸른 광채가 나고, 노란 빛에서는 노란 광채가, 붉은 빛에서는 붉은 광채가, 흰 빛에서는 흰 광채가 나는데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롭고 정결하다. 사리불이여, 극락세계는 이와 같은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졌느니라.

사리불이여, 또 저 불국토에는 항상 천상의 음악이 연주되고, 대지는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다. 그리고 밤낮으로 천상의 만다라 꽃비가 내린다. 그 불국토의 중생들은 이른 아침마다 바구니에 여러 가지 아름다운 꽃을 담아 가지고 다른 세계로 다니면서 십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아침을 먹기 전에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산책한다. 사리불이여, 극락세계는 이와 같은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졌느니라.

또 그 불국토에는 아름답고 기묘한 여러 빛깔을 가진 백조, 공작, 앵무새, 사리새, 가릉빈가, 공명조 등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상 화평하고 맑은 소리로 노래한다. 그들이 노래하면 오근(신심, 정진, 바른 생각, 선정, 지혜)과 오력(믿는 힘, 정진하는 힘, 생각하는 힘, 선정의 힘, 지혜의 힘)과 칠보리분(수행시 선악을 가리는 일곱 가지의 지혜)과 팔정도(불교의 수행법으로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기억, 바른 정신집중)를 설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그 나라 중생들은 그 소리를 듣고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문을 생각하며 스님들을 생각하게 된다.

사리불이여, 이 새들이 죄업으로 생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 불국토에는 지옥, 아귀, 축생 등 삼악도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지옥이라는 이름도 없는데 어떻게 실지로 그런 것이 있겠는가. 이와 같은 새들은 법문을 설하기 위해 모두 아미타불께서 변화하여 만든 것이다. 그 불국토에는 미풍이 불면 보석으로 장식된 가로수와 비단 그물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데, 그것은 마치 백천 가지 악기가 합주되는 듯하다. 이 소리를 듣는 사람은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문을 생각하며 스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난다. 사리불이여, 극락세계는 이와 같은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졌느니라.

사리불이여, 그 부처님을 왜 아미타불이라 하는 줄 아는가? 그 부처님의 광명이 한량없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도 조금도 걸림이 없기 때문이다. 또 그 부처님의 수명과 그 나라 사람들의 수명이 한량이 없고 끝이 없는 아승지겁이므로 아미타불이라 한다. 아미타불이 부처가 된 지는 벌써 열 겁이 지났다.

이를 보면 중생들이 아무런 괴로움이 없고 즐거움만 누리므로 극락이라 한다고 한다. 일곱 겹의 금은 보배들로 이루어진 난간과 그물과 나무가 있고, 칠보로 된 연못에는 8공덕을 갖춘 청정한 물이 있으며 그 위에는 칠보 누각이 있고 큰 연꽃이 수없이 피어나 미묘하고 향기로운 빛을 내며 항상 천상의 음악이 맑게 울려 퍼지고 황금으로 이루어진 땅 위에는 하늘의 만다라꽃이 흩날린다. 이런 곳이 극락세계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토를 구체적인 형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를 도상으로 묘사한 것이 극락정토도이다.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극락세계의 온갖 아름다움을 화려하게 표현한다. 극락정토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의 극락회상은 관음·세지 양 협시보살과 여러 보살상 그리고 제자들과 사천왕을 담아낸다. 보살들이 8대 보살일 경우 관음·세지·문수·보현·금강장·제장애·미륵·지장으로 다를 뿐 석가모니불의 영산회상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천은사 극락회상도가 이를 잘 대변한다. 8대 보살 외에 10대 제자와 사천왕 그리고 문법 비구 사리불의 청법 자세까지 비슷하다. 다만 아미타불의 뒤로 화신불 무리와의 사이에 두 분의 부처가 있는 것이 다르다. 한 분은 석가모니불이고 또 한 분은 세자재왕여래이다. 석가모니불은 『아미타경』 등의 정토삼부경을 설한 설주(說主)이고, 세자재왕여래는 아미타불의 전신인 법장 비구가 48대원을 세워 정진할 때의 부처이다.

고려 불화에는 극락회상 외에 아미타불이 관음·세지 양 협시보살과 함께 중생을 극락으로 이끌어주는 내영도(來迎圖)가 많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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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삼 집필자 소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를 받았다. 1983년부터 1991년까지 간송미술관 수석연구원을 지냈고, 1991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로 있다. 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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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 | 저자정병삼 | cp명풀빛 도서 소개

불화에 담긴 깊이 있는 내용과 의미를 조목조목 정리했다. 의미 있는 불화를 가지고 불교 이야기, 예를 들어 부처의 탄생과 출가, 보리수 밑에서의 깨달음, 불교의 가르침..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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