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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요동치는 세계 경제의 상황 속에서도 미술시장은 상반기까지는 거침없는 호황세를 이어갔다. 런던 소더비 경매사의 7월 초 인상파, 모던아트, 컨템퍼러리아트 경매는 2억5천100만 파운드(약 5천억 원)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고 런던 크리스티 경매사도 비슷한 시기에 열린 인상파, 모던아트, 전후 현대미술 경매에서 2억7천700만 파운드(약 5천500억 원)의 매출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이었던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뉴욕 월가가 일대 혼란에 빠진 9월 16일에도 뉴욕 크리스티 경매소에서는 매물을 잡으려고 각국의 부호들이 경쟁적으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레이스가 벌어졌다.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불안을 느낀 자금이 미술품 시장으로 몰려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10월들어서는 수년간 지속돼온 국제 미술시장의 호황세가 꺾이는 흐름이 감지됐다. 미술시장도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경매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아트프라이스는 경매에서 팔리지 않는 작품의 비율이 2008년 9월 1일 이후 39.2%에 달해 2007년 같은 기간의 36.8%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10월 1일 기준 미술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45% 떨어졌으며 경매 횟수도 앞서 6주간에 20.5%나 감소했다.
11월 11일 뉴욕 소더비의 현대미술 경매장에는 영화배우 스티브 마틴, 억만장자 엘리 브로드,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등 거물급 인사들이 참여했지만 경매액이 당초 예상액의 절반치인 1억2천510만 달러에 그치면서 전체 출품작 63점 가운데 20점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금융시장 침체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의 예술품 수집가들이 지갑을 닫고, 러시아와 중동의 신흥 부자들도 구매를 억제하면서 미술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12월 말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 결과 2007년 뉴욕과 런던의 소더비와 크리스티 현대미술품 경매 가격은 24억 달러에 달했지만 2008년에는 17% 이상 감소한 20억 달러를 밑돌았다.
다만 동남아 시장은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가 니오만 마스리아디의 ‘피흘리는 복서들’이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780만 홍콩달러에 판매되고 소더비 경매장에서는 96점의 동남아 현대미술가 작품 중 92점의 작품이 총 4천60만 홍콩달러에 판매되는 등 미국ㆍ유럽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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