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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戊子年) 2008년 벽두 대한민국에선 변화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좌파에서 우파로의 권력이동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경제부흥이란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새해를 맞았다. 당선된지 열흘을 갓 넘긴 상황이었다.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을 탄생시킨 대한민국의 화두는 당연히 경제 살리기였다. 국민의 이목은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에 쏠렸다. 새로운 정권의 국정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의미의 ‘노 홀리데이’를 선언하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좌표와 항로를 짜는데 전념했다.
‘MB노믹스’로 대표되는 경제 분야에선 기업 친화적이고 시장중심적인 정책들이 이어졌다. 정부의 몸집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을 키우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의 국정철학은 18부4처였던 중앙정부 행정조직을 13부2처로 축소하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연결됐다.
일방적인 북한 퍼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햇볕정책’이 폐기되는 대신 상호주의에 무게를 둔 ‘비핵ㆍ개방ㆍ3000’ 구상이 소개됐다. 전통적 동맹이었던 미국, 일본과의 관계복원에 주력한다는 대원칙이 마련됐고, ‘평준화’와 ‘3불정책’으로 대표되던 교육 정책의 변화도 예고됐다. 그러나 인수위는 ‘아린지’로 통칭되는 영어 공교육 논란 등으로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렸다. 정권 교체기의 성급함과 오만의 해독이 빚은 결과였고, 이명박 정부로서는 불길한 전조였다.
이명박 정부는 첫 조각과 청와대 진용 구축 과정에서도 극심한 인사 잡음을 빚었다. 시중에서는 ‘고소영(고대ㆍ소망교회ㆍ영남)’, ‘강부자(강남땅부자)’ 내각이라는 신조어까지 떠돌 정도로 반감이 팽배했다. 실제 탕평인사보다 ‘네편ㆍ내편’에 치중하는 인사 독선이 없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강부자ㆍ고소영 내각’이란 비판 속에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는 취임 전날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자진사퇴하면서 첫 시련을 겪었고,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도 사퇴의 길을 선택했다.
기대와 논란이 교차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2월 25일 오전 국회 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일반 국민 등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임기 5년의 제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면서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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