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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 총무원장의 열반

2005년 연감 보러가기 / 문화 /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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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31대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9월11일 새벽 심장혈관 수술을 받고 회복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열반에 들었다.

법장 총무원장은 역대 조계종 총무원장 가운데 가장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직 총무원장으로는 처음 방북, 북측의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들과 만났으며,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중인 자이툰부대에도 위문차 방문했다.

또 조의금과 위문금, 보험금 등 모든 것을 사회에 회향(回向)하고 떠나 훈훈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스님의 열반송인 “나에게 바랑이 하나 있는데(我有一鉢囊) 입도 없고 밑도 없다(無口亦無底) 담아도 담아도 넘치지 않고(受受而不濫) 주어도 주어도 비지 않는다(出出而不空)”라는 글귀는 한동안 사회에도 회자됐다.

특히 불교계 장기기증운동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이던 스님의 유지에 따라 법구(法軀ㆍ승려의 시신)가 병원에 연구용으로 기증돼 사회 전체에 ‘생명나눔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덕이 높은 스님이 열반에 들면 보통 다비식을 하는 게 전통이지만, 법장 스님의 영결식은 종단장 역사상 처음으로 다비식 없이 치러진 것이다.

스님의 시신과 장기 기증은 장기기증운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불교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스님의 도반과 제자, 불교 신자까지도 앞 다퉈 장기기증 서약서에 서명했고, 타 종교계까지 장기기증운동이 확산됐다.

한편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은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에 반대하며 100일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여 생명과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하지만 “극단적인 단식으로 귀중한 혈세를 낭비시킨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았다.

법장 총무원장의 갑작스런 열반에 따라 10월 열린 제32대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대표적인 학승(學僧)으로 꼽히는 지관(智冠.73.가산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 스님이 강력한 경쟁자 정련(부산 내원정사 주지) 스님을 간발의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4년간 국내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을 이끌게 된 지관 총무원장은 1947년 대표적인 율사(律師)인 자운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출가한 뒤 해인사 주지,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조계종 총무부장, 동국대 11대 총장, 문화공보부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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