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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행운의 반전 Reversal of Fortune〉에서 클라우스 폰 뷜로 역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실화에 기초한 〈행운의 반전〉에서 제러미 아이언스는 부인 마사 '서니' 폰 뷜로(글렌 클로스)를 죽이려 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사 앨런 더쇼위츠(론 실버)에게 항소를 맡긴 부유한 사교계 명사 클라우스 폰 뷜로 역을 맡았다.

아이언스가 연기한 폰 뷜로는 모호한 분위기를 풍겨, 관객은 그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짐작하기 힘들다. 그는 솔직하지만 거리감을 주고, 아이 같지만 참을성이 있으며, 냉정하지만 겁에 질려 있다.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결국 아이언스의 풍부하고 흡인력 있는 연기다.

아이언스는 〈니진스키 Nijinsky〉(1980)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는 영국방송협회(BBC) 텔레비전의 〈다시 가본 브라이즈헤드 Brideshead Revisited〉(1981)에 출연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같은 해 〈프랑스 중위의 여자 The French Lieutenant's Woman〉에서 매혹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 소름끼치는 영화 〈죽은 종지기들 Dead Ringers〉(1988)에서 쌍둥이 형제로 1인2역을 하여 비평계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진지한 역할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 The Lion King〉(1994)에서는 스카 역을 맡아 성우로서의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1997년에는 12살짜리 의붓딸을 사랑하게 되는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 Lolita〉를 영화화한 작품에 출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