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본명은 윌리엄 브로더릭 크로퍼드. 1949년 〈모두가 왕의 부하들 All the King's Men〉에서 윌리 스타크 역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크로퍼드는 12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배은망덕한 악당 역만 맡아오다가, 퓰리처 상을 수상한 로버트 펜 워런의 소설 〈모두가 왕의 부하들〉을 로버트 로센이 영화화한 작품에서 무자비한 정치가 윌리 스타크 역을 맡아 하룻밤 사이에 새로운 배우로 거듭났다.

우락부락하고 둔중한 크로퍼드는 한때 민중주의자였다가 부패해버린 선동정치가 역에 제격이었다. 크로퍼드는 배반을 둘러싼 냉소적이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로, 이상과 새로 발견한 권력 사이에서 갈등하는 휴이 롱과 같은 정치가의 이중성을 능숙하게 표현해냈다. 크로퍼드는 아카데미상만이 아니라 뉴욕 비평가협회상도 수상했다.

크로퍼드는 이 영화에서의 인상적인 연기에도 불구하고 다시 평범한 영화에서 눈에 띄지 않는 인물들을 맡게 되었는데, 〈빌리의 새 아침 Born Yesterday〉(1950)에서 주연을 맡아 보여준 연기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는 텔레비전 드라마 〈고속도로 순찰대 Highway Patrol〉(1955~59)에서 주연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