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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신라의 고승 원효(元曉:617~686)가 지은 〈화엄경〉의 주석서.
〈삼국유사〉에 의하면 원효가 분황사에 거주할 때 〈화엄경소〉를 저술했는데, 제사십회향품에서 절필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8권의 미완성본으로 전래되었는데, 고려 숙종 때의 고승 대각국사 의천(義天)이 원효가 쓴 〈화엄종요 華嚴宗要〉와 합본하여 10권으로 만들었다.
진역(晉譯) 60권본을 대본으로 한 것으로 원제는 〈진역화엄경소〉이다. 현재 국내에는 서문과 제3권인 〈여래광명각품 如來光明覺品〉만이 남아있다. 만주에 판본이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원효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교파간의 대립과 논쟁을 화쟁(和諍)시키는 데 있었다. 그는 서문에서 불법은 일(一)도 아니고 다(多)도 아니며, 1개의 법이 곧 일체법이라고 했으며, 본문에서는 구체적으로 화엄의 교리를 주석하여 이를 증명하려 했다. 책의 전질이 전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중국책에 일부분이 인용된 4교판론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4교판론은 중국에도 널리 알려져 법장(法藏)의 〈화엄경탐현기 華嚴經探玄記〉, 그의 제자인 혜원(慧苑)의 〈간정기 刊定記〉, 이통현(李通玄)의 〈신화엄경론〉에 인용되어 있다. 교판은 교상판석의 준말이다. 석가모니의 설법은 경우에 따라 다른 표현을 사용하므로 내용의 상하위 개념을 나누어 경전을 분류하는데, 후대에 여러 종파가 서로의 우위성을 주장하는 방법으로 이용되었다. 그런데 원효는 교를 새로이 분류함으로써 대립을 해소하고 서로의 불교경전이 평등함을 밝히려 한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원효는 전체를 4교로 나누었다. 먼저 삼승교와 일승교로 나누고, 삼승교를 다시 법공을 밝히지 않는 것은 별교, 법공을 통설한 것은 통교로 나누었다. 또한 일승교 중 보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수분교라 하고, 보법을 드러낸 것은 원만교라 했다. 그리하여 4교를 설했는데, 별교에는 사제교·연기경 등을, 통교에는 반야경·해심밀경 등을, 수분교에는 영락경·범망경 등을, 원만교에는 〈화엄경〉·보현교 등을 배당했다. 원효의 독특한 학설로 중국과 일본의 교판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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