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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평양특별시 삼석구역 호남리에 있는 고구려의 벽화고분.
대성산 기슭을 뒤로 하고 앞으로 넓은 평야를 바라보는 곳에 있는 이 무덤의 동쪽에는 남경리1호분과 내리1호분이 있으며, 서쪽에는 고산리1호분과 고산리9호분이 있다. 1916년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발굴·조사되었다.
방대형 무덤봉토는 돌무지무덤[積石塚]에서 흔히 발견되는 돌기단 위에 조성되었다. 널길[羨道]과 널방[玄室]으로 이루어진 외방[單室]의 돌방봉토분[石室封土墳]으로 묘실의 방향은 남향이다.
천장은 2단의 평행굄 위에 2단의 삼각굄을 얹은 평행삼각굄이다. 묘실은 잘 다듬어진 대리석 석재로 쌓았으며 틈서리는 백회로 메웠다. 널길의 너비는 1.3m, 길이는 2.5m이며, 널방의 너비 3.6m, 길이 3.1m, 높이 2.9m이다. 벽화는 잘 다듬은 대리석 벽면 위에 직접 그렸으며 주제는 사신(四神)이다. 널방 내 각 벽의 하반부는 침수로 인해 안료가 씻겨져나가 그림이 남아 있지 않다. 널방 오른벽에는 안벽을 향해 고개를 돌린 자세로 크게 포효하는 백호를 그렸다. 백호의 등에는 뻣뻣한 느낌을 주는 불꽃무늬 날개가 달려 있으며 뒤로 돌린 목은 2번 뒤틀어 꼬은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널방 앞벽의 좌우 벽면에는 암수 주작(朱雀)이 각각 1마리씩 묘사되었다. 2마리 모두 양 날개를 원형에 가깝게 크게 벌리고 꼬리는 뒤로 길게 뻗은 채 날아오르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주작은 목이 가늘고 길며 머리는 아주 작아 마치 극락조(極樂鳥)를 연상시킨다. 널방 왼벽에는 청룡을 그렸다. 청룡의 등에는 오른벽의 백호와 같은 날개가 달렸으며 머리에는 뿔이 하나 달려 있다. 외뿔은 무용총(舞踊塚)벽화의 청룡 그림에서도 보이는 것으로 초기 사신도 청룡 표현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뒤로 돌린 목은 1번 틀었으며 치켜올린 윗입술 아래로는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 있다. 벽 상단에는 세발까마귀[三足烏]가 들어 있는 원 형태의 일상(日象) 흔적이 일부 남아 있다. 널방 안벽에는 현무(玄武)를 그렸다. 현무는 뱀이 거북의 몸체를 앞에서 뒤로 감아나가 거북의 몸체 뒤편에서 머리를 들어 앞을 보고 있으며 거북은 목을 빼어 입을 다문 채 머리를 위로 쳐든 자세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현무 표현은 뱀이 거북을 힘 있게 휘어감고 거북의 몸체 앞부분에서 뱀과 거북이 서로를 마주보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일반적인 표현방식과는 매우 다르다. 현무는 특유의 운동감 대신 정물화와 같은 고유한 정지감마저 느껴진다. 널방 네 벽의 사신은 붉은색과 노란색 등의 밝고 따뜻한 색채를 주조로 해서 채색되어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전형적인 외방무덤 특유의 묘실구조, 벽면에 직접 그림을 그린 점, 널방벽화가 거의 사신 위주인 점, 사신 가운데 뱀과 거북, 백호 등이 실제의 동물과 가깝게 표현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무덤 축조시기는 6세기 전반의 이른 시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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